폭우 뚫고 전기차로 퇴근 괜찮나…운행·충전 중 감전 위험은?

윤정식 기자 2023. 7. 13.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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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지방에 폭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밤사이 빗줄기가 더 거세질 것으로 예고했습니다.

특히 서울은 퇴근 시간인 오후 7~8시 사이와 내일(14일) 새벽 1시 비가 특히 거셀 전망입니다.

이 시간 전기차를 타야 하는 운전자들은 걱정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전기차에는 고전압 배터리가 실려 있습니다. 비 오는 날씨에 차주들이 감전 폭발 등 여러 사고를 걱정하는 이유입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전기차는 어떻게 설계됐는지 알아봤습니다.

지난해 8월 폭우로 물에 잠긴 강남역 모습. 〈자료=JTBC 뉴스룸〉

비 맞으면서 실외 충전해도 되나



전기차 충전구는 전기기구의 콘센트와 비슷합니다.

실외에 노출된 만큼 실내 가전보다는 감전 예방 장치를 더 잘 갖추고 있습니다.

충전구에 빗물이 들이칠 경우를 대비해 차량 제조사들은 안쪽에 구멍을 뚫었습니다.

흘러든 물이 그대로 밖으로 흐르게 설계한 겁니다.

이 구멍을 통과해 들어온 빗물이 있다면 충전구 고무 실링이 다시 거릅니다.

만일 이것마저 뚫고 들어간 빗물은 센서가 감지합니다.

물 묻은 충전건은 차량에 꽂아 작동시켜도 충전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폭우 상황은 얘기가 다릅니다.

빗물이 장시간 거세게 들이친다면 차량 안전장치의 한계를 넘어서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폭우 상황에 '비 가림막' 없이 야외에서 충전하면 물이 충전기 안에 고여 넘칠 수 있고 합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합니다.

폭우 뚫고 전기차로 집에 가도 되나



폭우가 내린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걸 추천합니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전기차를 운전해야 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전기차는 고전압 배터리를 달고 있습니다. 이 배터리는 차량 제조 때부터 방수 기능이 강화된 특수 팩으로 포장돼 나옵니다.

만일 차가 침수돼도 사고로 망가진 게 아니면 배터리는 물과 완벽히 분리됩니다.

혹시 배터리 이상으로 내부에 물기가 유입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배터리에는 이런 경우를 감지하는 센서도 있습니다.

수분이 감지되면 전원을 자동으로 끄는 역할을 합니다.

어떤 상황에도 배터리로 인한 탑승자 감전사고는 막는 안전장치들입니다.

일단 전기차를 운전하다 거의 침수되는 상황까지 가더라도 감전의 위험은 적다는 겁니다.

물웅덩이서 시동 꺼질 수 있어



자동차 제조사는 전기차나 내연기관차 모두 깊이 50㎝ 물웅덩이 정도는 안전하게 지날 수 있게(세단 차량 기준) 설계했습니다.

문제는 물의 깊이가 이보다 깊을 때입니다.

내연기관 차는 배기구 위치나 운행 속도에 따라 깊은 웅덩이도 운 좋게 지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기차는 다릅니다.

내연기관 차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센서가 더 예민하게 작동합니다.

한계치보다 깊은 물웅덩이를 지나면 차량과 탑승자를 보호하려 전력을 끊어버릴 수 있습니다.

이러면 차량이 웅덩이에서 갑자기 시동이 꺼집니다.

이후에도 비가 계속 거센 상황이 이어지면 꼼짝없이 침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최영석 한라대 미래모빌리티공학과 겸임교수는 "전기차는 바퀴가 절반 이상 잠기는 물 웅덩이는 신중히 지나야한다"면서 "약간이라도 깊은 것 같은 물 웅덩이는 진입 후 빠른 속도로 빠져 나가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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