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날짜 잡아놨는데… 파업 장기화 땐 어쩌나” 걱정 태산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부산 병원 2곳 모든 수술일정 연기
광주선 1000여명 상경파업에 동참
외래진료 못받은 환자 항의 소동도
“지방서 급하게 구급차 타고와 수술
간호사들 많이 보이지 않아 불안해”
“의사가 있는데 왜 진료를 못 받나요?”
텅 빈 병실 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첫날인 13일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 일반병동 병실이 텅 비어 있다. 부산대병원은 파업으로 환자 관리가 어려울 것이 예상되자 전날 대부분 환자를 퇴원 조치했다. 부산=연합뉴스 |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대병원을 비롯한 부산지역 8개 병원과 2개 기관의 노조원 950여명이 이날 상경파업에 동참했다. 부산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은 13, 14일 예정된 수술 일정을 모두 미뤘다. 두 병원은 입원 환자를 퇴원시키거나 다른 병원으로 옮겼다. 광주지역은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 광주기독병원 등에서 1000여명이 상경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병원은 필수인력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파업 동참을 위해 연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조합원만 파업에 참여한 병원은 그나마 혼란이 적었다. 보건의료노조 이대목동병원지부의 경우에는 노사 간 협의의 여지가 보이면서 이날 간부와 대의원만 참여하는 단계적 파업을 실시했다. 외래진료를 보러 온 이모(63)씨는 “전날 간호사들이 파업한다는 뉴스를 보고 예약이 취소되는 건 아닌지 걱정했다”며 “걱정과 다르게 진료받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건강검진을 받으러 왔다는 50대 김모씨는 “불편함은 없었고, 병원을 왔다가 파업 소식을 접했는데 간호사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궁금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집단적인 혼란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환자들 사이에선 파업이 장기화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일반병동 의료 인력이 다수 빠져나가면서 응급환자가 응급치료 후 입원이나 수술 등 2차 진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등 필수 의료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파업 참가자 규모가 큰 데다 다양한 직역들이 참여한 만큼 의료 현장 곳곳에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발언에 나선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우리가 일하는 의료 현장은 지금 인력 대란이다”며 “신규 간호사의 52.8%가 1년 안에 사직하는 것이 현실이고, 인력이 부족해서 필수진료과가 문을 닫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 위원장은 “극심한 인력 부족, 비싼 간병비 해결을 위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확대하라는 것이 어떻게 정치 파업이냐”며 “파업을 앞두고 보건복지부가 대화와 협상을 중단했다”고 정부를 향해 대화를 촉구했다.
윤준호·김나현·이정한 기자, 부산·광주·수원=오성택·한현묵·오상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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