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알박기` `전기 프리미엄`...수도권 전력난에 나타난 요지경

이미연 2023. 7. 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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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도권 전력 공급 부족으로 건설공사 인허가가 나오지 않는 사례가 발생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13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서울 소재의 한 시행사는 최근 수도권 내 지식산업센터 건축허가를 접수한 뒤 한국전력공사에 전기 공급을 신청했다.

실제 최근 수도권 곳곳에서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해 착공을 못하는 사례가 하나 둘 나오고 있고, 이런 상황이 건설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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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데이터센터 집중에 전력 확보난
전기공급 허가나야 건설 인허가
프리미엄 얹는 '전기 알박기'도 등장
수도권 건설현장 모습. 사진 연합뉴스

최근 수도권 전력 공급 부족으로 건설공사 인허가가 나오지 않는 사례가 발생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원자재값 등의 여파로 인한 공사비 인상에 예상치 못한 전력난으로 인한 인허가 단계부터 발목이 잡힌 사례이기 때문이다.

13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서울 소재의 한 시행사는 최근 수도권 내 지식산업센터 건축허가를 접수한 뒤 한국전력공사에 전기 공급을 신청했다. 전기공급이나 용수공급 등의 단계를 넘지 못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던 터라 허가통보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불가 통보'를 받게된 것.

이에 해당 업체는 전기사용 신청 용량을 최소한으로 줄여서 다시 전기 공급을 접수했다. 그러나 상황을 들여다보니 전기 공급을 받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알게됐고, 어렵게 확보한 부지의 개발사업을 접어야하는지 고심 중이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해 인허가상 문제가 발생한 경우는 한 번도 듣거나 본 적도 없다"며 "전기 부족 여파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의 순항을 위한 증표인 '건축허가'가 나오지 않아 착공할 수 없게 되면 브릿지 대출 및 PF로 조달한 사업장들은 이자 부담이 가중된다"고 토로했다.

이런 사태에 대해 업계에서는 수도권에 집중된 데이터센터가 문제인 것으로 보고있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국내 데이터센터 입지의 60%, 전력수요의 70%가 수도권에 몰려있는 상태다. 때문에 중부권, 호남권, 영남권 등은 전력자급률이 100%를 넘는 반면, 경기도 전력자급률은 58% 수준에 그친다.

수도권에 집중된 데이터센터들의 전기사용 신청이 폭증하면서 민간사업지에 공급할 전기가 바닥났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수도권 곳곳에서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해 착공을 못하는 사례가 하나 둘 나오고 있고, 이런 상황이 건설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다.

이런 사태의 또 다른 원인 중 하나는 소위 '전기 알박기' 행태도 지목된다. 개발업계 일부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전기 사용을 신청해 공급 확정을 받은 뒤, 일명 '전기 프리미엄'을 얹어 사업권을 넘기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작 첫 삽을 뜨기 위해 인허가 상 전기공급 허가가 필요한 민간 사업자들은 공급난에 허덕이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한전 측에 확인해보니 현재 데이터센터들의 전기사용 신청 접수가 폭증하고 있다면서도 (전기 추가 공급을 위한) 설비 보강은 향후 장기 계획에 반영해 순차적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임시로 선로를 끌어 공급하는 방안 등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답변 뿐"이라며 "'전기알박기'의 경우는 사업자가 바뀌더라도 예정 시기에 해당 사업장에 전기 공급을 하는 것은 변함없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파악하거나 대응할 현실적인 방안이 없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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