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정수빈의 부활... 9연승 이끈 '두산 DNA', 이젠 김재환만 남았다

인천=안호근 기자 2023. 7. 1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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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인천=안호근 기자]
두산 김재호(왼쪽)와 정수빈. /사진=두산 베어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뤘던 두산 베어스는 지난해 9위로 추락하며 최악의 경험을 했다. 그리고 지도자 경험이 없는 이승엽(47) 감독을 선임하는 강수를 뒀다. 시즌 반환점을 돈 현재 이승엽 감독의 두산은 합격점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1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SSG 랜더스와 원정경기가 우천취소되며 전반기를 마감했다. 42승 36패 1무, 선두 LG 트윈스에 6.5경기 차 뒤진 3위.

9연승 기간 동안 안정감을 되찾은 선발진에 동반 상승한 타선의 힘이 빛을 발했다. 특히나 팀 전성기를 이끌던 베테랑 타자들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이승엽 감독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7월 3할 이상 타자만 10명, 타선의 팀 두산이 살아났다
9연승 기간 두산의 투타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투수진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평균자책점(ERA) 1.76에 불과했다. 선발 로테이션의 5명의 투수가 하나 같이 제 역할을 해냈다는 게 고무적이었다. 투수진의 맹활약에 수비도 힘을 냈다. 실책 하나가 없었다.

팀 타율(0.299)과 홈런(8개)은 2위, 득점(51)은 공동 1위, 출루율(0.390)은 1위, 장타율(0.430)은 2위, OPS(출루율+장타율) 0.820는 1위였다. 도루도 10개로 공동 2위였고 볼넷 비율도 12.6%로 가장 높았다.

양의지(7월 타율 0.481)를 비롯해 그동안 크게 활약하지 못했던 장승현(0.368)과 정수빈(0.361), 김재호(0.350), 호세 로하스(0.333), 강승호(0.316), 이유찬, 허경민(0.308) 등이 나란히 무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박세혁(NC 다이노스)의 FA 보상선수로 데려온 박준영(0.417)까지 잠재력을 터뜨리며 이승엽 감독을 미소짓게 했다.

특히 베테랑들의 반등이 반가웠다. 지난해 부진하며 팀 부진 속 고개를 들지 못한 정수빈(타율 0.259)과 김재호(0.215)가 무섭게 치고 올라선 것이 이승엽 감독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정수빈은 연일 호수비와 빠른 발 강점(도루 18개)을 살렸고 김재호는 유격수 고민까지 해결해줬다. 김재호는 시즌 타율도 0.301까지 끌어올렸고 정수빈도 0.277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들의 반등과 함께 앞서 이승엽 감독이 수차례 말했던 '두산 다운 야구'가 살아났고 뚝심 있게 어떤 상황에서도 결과를 가져오는 팀 컬러를 되찾았다.

김재환. /사진=두산 베어스
유독 반가운 베테랑의 부활, 이젠 김재환이다
이승엽 감독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전반기 수훈 선수를 꼽아달라는 요청에 투수에선 불펜에서 동분서주한 김명신을 뽑는 동시에 타선에선 "베테랑들이 다 고생했다"며 "양의지도 다시 복귀해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김재호도 초반에 또 2군까지 갔다가 온 상태에서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 허경민도 몸이 완전하지 않는 상태에서도 최선을 다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재환의 이름을 언급했다. 김재환은 이승엽 감독이 부임과 함께 키플레이어로 꼽은 선수다. 자신과 같은 좌타 거포라는 점, 커다란 부담감 속 지난해를 비롯해 최근 몇 년간 하락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두산의 반등을 위해선 김재환이 반드시 살아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 시즌 김재환은 타율 0.240 7홈런 29타점 OPS 0.726으로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럽지 못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2018년 44홈런으로 '잠실 홈런왕'에 등극했던 김재환이지만 완연한 하락세를 탔고 올 시즌엔 20홈런도 장담하기 어려운 페이스다. 9연승과 함께 많은 타자들이 동반 상승세를 탔지만 김재환의 7월 타율은 0.152에 불과했다.

이 감독은 "성적이 생각보다 나지 않는 상황에서 지켜보는 우리도 힘들겠지만 본인은 얼마나 힘들겠나. 부진한 상태에서도 경기를 계속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항상 말씀드렸듯이 김재환이 잘해주면 우리 팀이 타선의 완성도가 더 배가 된다. 어쨌든 (부진이) 시즌 끝까지 간다면 생각을 해봐야겠지만 우선은 김재환이 제 컨디션을 찾아야 된다는 생각이다. 본인은 지금 원하는 만큼 되지 않지만 정말 부단한 노력을 하는 걸 저도 알고 있다. 이렇게 베테랑들이 잘해주는 걸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석환이 13홈런 44타점으로 두 부문 팀 내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함께 힘을 내줘야 할 김재환과 호세 로하스의 부진 속에 기복을 겪고 있다. 로하스도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기에 김재환만 살아난다면 후반기 두산 타선의 폭발력은 훨씬 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재환. /사진=두산 베어스

인천=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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