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窮鼠齧猫 <궁서설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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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할 궁, 쥐 서, 물 설, 고양이 묘.
궁서설묘.
현량 문학 학자들이 이때 예를 든 것이 궁서설묘다.
궁서설묘를 오늘날 법치에 대입하면, 준수하기가 너무 어렵고 현실과 동떨어진 법을 제정하는 것은 없느니만 못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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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할 궁, 쥐 서, 물 설, 고양이 묘. 궁서설묘.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문다는 뜻이다. 극한 상황에 몰리면 약자도 강자에게 필사적으로 대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중국 전한(前漢) 시대 환관(桓寬)이 편찬한 '염철론(鹽鐵論)' 조성편(詔聖篇)에 나오는 구절이다. 염철론에는 소금과 철에 대한 전매제도 존속 여부를 놓고 조정에서 당시 지식인들이 벌인 토론이 기록돼 있다. 유가사상(儒家思想)을 근거로 전매제도의 폐지를 주장하는 현량문학(賢良文學)의 선비들과 법가사상(法家思想)을 내세워 전매제도를 찬성하는 상홍양(桑弘羊)을 비롯한 관리들이 논쟁을 벌였다.
상홍양과 승상 차천추(車千秋) 등 고급관리들은 법가사상을 내세워 제도의 존속을 주장했다. 반면 지방에서 유가 사상을 공부한 현량 문학 학자들은 엄격한 전매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시황제(始皇帝) 때 도입한 엄격한 법에 억눌린 민생은 도탄에 빠지고 법을 이기지 못한 백성들이 도처에서 궐기해 진승·오광의 난이 일어나 진나라가 멸망한 사실을 들었다.
현량 문학 학자들이 이때 예를 든 것이 궁서설묘다. 그들은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물고, 평범한 사람도 만승의 군대를 칠 수 있으며, 신하도 활을 꺾을 수 있다. 진승과 오광이 바로 그들이다"(窮鼠齧狸 匹夫奔萬乘 舍人折弓 陳勝吳廣是也)라고 했다. 힘이 없는 백성도 궁지에 몰리면 쥐가 고양이를 물듯 조정에 대항하고, 결국 나라가 망한다는 교훈을 말한 것이다.
궁서설묘를 오늘날 법치에 대입하면, 준수하기가 너무 어렵고 현실과 동떨어진 법을 제정하는 것은 없느니만 못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심지어 비현실적이라며 대놓고 어기는 경우도 있다. 도시 내 일반도로 제한속도 50㎞도 그 한 예일 것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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