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장마’… 15일까지 최대 400㎜ 물폭탄

구윤모 2023. 7. 13. 18:4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엔 시간당 최대 80㎜ 쏟아붓기도
기상청 “누적된 비로 지반 약화 피해 유의”
15일 중부지방 최대 250㎜ 내려
20일까지 한반도 영향 미칠 듯
서울시내 27개 하천 출입 통제

13일 폭우성 장맛비가 쏟아지면서 전국에서 사고가 잇따랐다. 이날부터 ‘진짜 장마’가 시작된 가운데 15일까지 많은 비가 예상되면서 추가 피해 우려도 짙다. 그동안 폭우로 지반이 약화된 것도 걱정을 키우게 한다.

지금까지 이번 장마가 ‘도깨비 장마‘로 불렸다면, 이날부터는 장시간 많은 비가 내리는 진짜 장마가 시작된 것으로 분석된다. 기상청은 이날부터 15일까지 충남과 전북에 최대 400㎜ 이상, 경기남부·강원남부내륙·강원산지·충북·경북북부내륙에는 최대 300㎜ 이상, 전남에는 최대 20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중부지방(강원동해안 제외)과 전북, 경북북부내륙의 전반적인 강수량은 100~250㎜, 강원동해안과 전남, 영남(북부내륙 제외) 강수량은 50~15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에는 이날과 14일 오전 사이 시간당 30~80㎜의 비가 쏟아질 때가 있겠다. 경기남부와 강원남부내륙·산지에는 14일 밤부터 15일 오전 사이에 다시 한 번 강한 집중호우가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13일 비가 쏟아지는 서울 여의대로 횡단보도 위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기상청은 “정체전선이 남북으로 진동하면서 전국에 영향을 주겠다”며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 외 지역에도 15일까지 언제든 강한 비가 쏟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마전선 남북으로 진동… 전국에 수시로 많은 비 뿌릴 듯

그러면서 “그간 많은 비로 지반이 약화되는 등 피해가 누적된 상황인 만큼 추가적인 비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체전선은 20일쯤까지 우리나라에 비를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중기예보에 따르면 16~17일엔 전국, 18일엔 중부지방, 19일엔 충청과 남부지방, 20일엔 전남·경남·제주에 비가 내릴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9일부터 전날까지 산사태 취약지역, 재해취약건축물 등 6105개소를 점검했다. 25일까진 재해위험도 D·E 등급 급경사지 1817개소를 점검해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13일 서울 구로구 도림천으로 인근 빗물펌프장의 물들이 유입되고 있다. 연합뉴스
소방청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중앙긴급구조통제단을 가동하고 대비에 나섰다. 통제단은 기상특보 발표 전이라도 지역별 강수 상황을 고려해 인명피해 우려 지역의 예방 순찰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신고 폭주에 대비해 119 종합상황실 신고접수대를 확대 운영하고, 동시다발적 출동이 발생하면 행정차량을 활용해 가용소방력을 최대한 동원하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신림 반지하 참사’ 등 폭우로 곤욕을 치른 서울시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전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지자 시내 27개 하천의 출입을 전부 통제했다. 지난해 강남 등 도심 침수의 주범이었던 빗물받이 유지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침수 우려가 큰 강남구, 동작구 등 11개 자치구에는 120명의 빗물받이 전담 관리자를 배치해 빗물받이를 점검하고 내부 퇴적물을 수시로 제거한다. 전날부터는 빗물받이 테두리를 노랗게 두르고 사선을 추가하는 ‘옐로박스’ 작업을 벌이고 있다. ‘빗물받이=쓰레기통’이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함이다. 서초구와 강남구, 관악구 내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각 100곳씩 총 300곳에 설치하고, 시민 반응과 담배꽁초 투기량 변화를 살펴 설치지역 확대를 검토하기로 했다.

13일 서울 동작구 이수역 인근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길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 재난안전상황실을 찾아 “오늘 밤이 이번 우기의 정점이 될 것 같다”며 “미리 예찰 활동을 강화해(지속된 우기로 물러진 지반이) 급작스럽게 무너져 내리면서 생길 수도 있는 인명피해가 미리 예방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지반 약화 등으로 안전사고 위험이 커졌다며 시민 안전을 당부했다. 박청웅 세종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최근 계속 내린 비 때문에 배수로를 통해 땅으로 스며든 빗물이 수로로 나가지 못하고 머무르며 지반이 약해진 상태라 산사태 등 위험이 있다”며 “언제 어느 도로에서 집중호우가 내릴지 모르니 외출을 자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오전 5시43분 전북 진안군 지방도 795호선에서 도로 비탈면 유실 피해가 발생했다. 오전 12시19분 전남 화순군 이양면 복리 산간 도로 위 경사면에서도 토사가 쏟아져 내렸다. 이 사고로 1t 트럭을 운전하던 50대 남성이 팔목을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 11일 부산 사상구 학장천 주변에서 실종된 68세 여성은 사흘째 발견되지 않았다. 이 여성은 학장동 성심병원 앞 학장천에 운동을 하러 나왔다가 갑작스러운 폭우로 물이 불어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서는 전날 강남구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아파트 단지 내 보행로, 커뮤니티 시설 등이 침수되기도 했다. 이 아파트 단지에선 불과 1개월 전에도 침수 피해가 발생한 적이 있다.

구윤모·윤준호·이규희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