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금리차 2%p `임박`…향후 금리는 인하? 인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3일 기준금리를 종전과 같은 '3.50%'로 동결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도 기존과 같은 1.75%포인트(p)를 유지했다.
하지만 약 2주 뒤 미 연준의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미간 금리차는 2%p까지 확대될 수 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올 2·4·5월에 이어 4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미금리차 확대 우려 속에서도 금리를 동결한 것은 경기와 금융 안정을 고려한 결과다.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주요국의 추가 긴축 정도와 국내 외환 부문 영향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가계부채 흐름도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상당기간 긴축 기조를 이어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특히 이 총재는 증가하고 있는 가계부채를 우리 경제의 불안 요소로 꼽았다.
그는 "이번 금통위 회의에서도 여러 금통위원들이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해서 많은 우려를 표했다"면서 "사실 이 문제는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고 정교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계부채는 부동산 시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급격히 조정하려고 하면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나 역전세난, 새마을금고 사태 등이 바로 그러한 예"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금은 단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위해 자금 흐름의 물꼬를 트는 미시적 대응이 필요하고, 중장기적으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줄여나가는 거시적 대응도 균형 있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경기 부양도 좋지만 이번 동결로 인해 한미금리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연준은 오는 25~26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올릴 것이 유력시된다. 이럴 경우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는 2%p까지 커진다. 금리차가 확대되면 환율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총재는 "최근 반도체 경기가 나아지면서 외국에서 채권 자금이 들어오고, 외화 수급 사정이 개선되면서 금리차가 커졌음에도 환율이 하락하고 있다"면서 "금리차를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금리차가 벌어지면 환율이 절하된다는 지적은 실제와 맞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이 7월에 이어 9월에도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엔 한은과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더 이상 격차를 감내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3% 오르는 데 그치면서 한은은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미국 물가가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연준의 두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앞서 미 연준은 지난달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연내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당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인플레이션을 목표(2%) 수준까지 다시 낮추려면 갈 길이 멀다"며 "FOMC 위원 대다수는 연말까지 금리를 두 번이나 그 이상 올리는 게 적절하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소비자 물가가 빠르게 잡히고 있다는 지표가 나오면서 연준도 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을 단행할 명분이 약해졌다.
한편 이 총재는 금리 인하에 대해선 "물가 목표인 2%로 물가가 충분히 수렴하고 있는 과정에 도달했다는 확신이 들 때 인하를 논의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이번에 금통위원 6명이 만장일치로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하는 한편, 당분간 금리를 어떻게 운용할 지에 대해선 여섯 분 모두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놔야된다고 말씀하셨다"면서 "미 연준의 금리 결정을 9월까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고, 물가상승률이 예상대로 둔화되고는 있지만 목표수준보다 높고, 근원물가도 아직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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