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장관회담 인니서 개최…윤 대통령 요청사항 재차 강조
박진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오늘(13일) 오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했습니다.
회담은 국민적 관심이 높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를 놓고 양국 외교수장이 의견을 교환한다는 점에서 주목받았지만, 한국 전문가 모니터링 참여나 해양 방류 시점 등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장관은 하야시 외무상에게 전날 리투아니아 한일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전달한 요청 사항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 계획대로 방류 전 과정이 이행되는지에 대한 모니터링 정보를 한국 측과 실시간 공유 ▲ 방류 점검 과정에 한국 전문가 참여 ▲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경우 즉각 방류를 중단하고 한국 측에 해당 사실 공유 등 3가지 사항을 요청했습니다.
박 장관 역시 실시간 모니터링 공유, 기준치 초과 시 즉각 방류 중단 및 한국에 즉시 통보 등 필요한 조처를 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습니다.
박 장관은 일본 정부가 높은 투명성과 신뢰성을 유지하고, 과학적 안전성은 물론 국민적 안심을 확보하기 위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야시 외무상은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계획을 검증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종합 보고서를 언급하며 계속 한국에 높은 투명성을 갖고 신속하게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일본 외무성은 전했습니다.
하야시 외무상은 또 전날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가 밝힌 대로 오염수의 해양 방류 개시 후 IAEA 검토를 받고 일본이 행하는 모니터링 정보를 투명성 높게 신속히 공표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야시 외무상은 만일 이 모니터링에서 방사성 물질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계획대로 즉시 방류를 중단하는 것을 포함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한국 전문가의 방류 점검 과정 참여에 대해서는 구체적 논의가 오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도쿄전력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현장 사무소를 만들겠다는 메커니즘을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느 정도 규모의 직원을 어떤 식으로 파견해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확정된 게 없다고 본다. 그런 것들이 구체화돼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적절한 소통 채널을 통해 일본과도 후속 협의를 해나갈 방침입니다.
회담에선 오염수 해양 방류 시점에 대한 일본 측의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고,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을 재개해달라는 일본 측의 요청도 없었습니다.
다른 당국자는 "양국 정상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기시다 총리도 한국 측에 적절한 협의를 표명한 상황"이라며 "우리도 해양 방류 시점에 대해 충분히 팔로업할 것이고 일본 쪽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회담에서 양 장관은 전날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며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음을 강조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복귀할 수밖에 없는 전략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양국 간 공조를 지속해서 강화해나가기로 했습니다.
양측은 또 한일 관계 정상화와 셔틀 외교 복원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양국 관계 개선 모멘텀을 이어 나가기 위해 한일 고위급 경제 협의를 올해 안에 개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한일 고위급 경제 협의는 한국 외교부·일본 외무성을 수석 대표로 각국 경제 부처가 폭넓게 참여하는 한일 경제 협력 대화체입니다.
국내 시민단체가 부산 일본 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설치한 것을 이유로 2017년 일본이 회의를 연기한 후 열리지 못하다가 어제 한일 정상회담에서 연내 재개에 합의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김영아 기자 younga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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