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커머스 업계에 '엔데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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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생물군이 대규모로 멸종하는 사건을 일컬어 '대량멸종' 혹은 '멸종사건'이라고 한다.
이커머스 업계에 엔데믹이 자칫 '멸종 시대'가 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엔데믹은 이커머스 업계에 탄생의 계기가 될 수도, 멸종 사건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엔데믹 시대 돌파구'를 찾는 것이 이커머스 업계의 가장 큰 숙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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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업계는 '어느 날 갑자기' 맞은 팬데믹 시대로 전례 없는 호황을 누렸다. 코로나19 특수에 힘입어 쿠팡은 오랜 적자 행진을 마치고 3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11번가도 지난달 오픈마켓 사업에서 70억원 이상 개선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문제는 또다시 '어느 날 갑자기' 맞은 엔데믹 시대다. 적자구조 속에서 가파른 성장세에 기대를 모았던 투자는 상환 시기가 도래하면서 새로운 위기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시장 분위기가 나빠지면서 이커머스 업계의 기업공개(IPO)도 물 건너가고 있다. 11번가는 오는 9월 상장기한을 앞두고 매각설까지 불거졌다. 신선식품에서 출발해 폭발적 성장세를 보여줬던 컬리는 지난해 불어난 몸값을 바탕으로 IPO를 추진했지만 결국 올 초 최종 무산됐다.
이커머스 업계에 엔데믹이 자칫 '멸종 시대'가 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쿠팡의 독주 아래 이커머스 업계의 '헤쳐 모여'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예측이 나왔다. 이미 이런 흐름은 2021년부터 가시화되고 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2021년 10월 공정위로부터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승인받았다. 싱가포르 이커머스 업체 큐텐은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티몬과 인터파크 커머스, 위메프를 차례로 인수했다.
엔데믹은 이커머스 업계에 탄생의 계기가 될 수도, 멸종 사건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엔데믹 시대 돌파구'를 찾는 것이 이커머스 업계의 가장 큰 숙제가 됐다. 업계는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각종 팝업스토어 등 오프라인 행사를 늘리며 바깥에서 접점을 모색하고 있다. 배송 등 이미 다른 업체가 선점한 차별화 포인트는 과감히 버리고 상품군과 프로모션 등 다른 곳에서 새로운 강점을 찾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에서 시작된 불가항력에서 벗어난 진짜 승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clean@fnnews.com 이정화 생활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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