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검증 시술로 괴사성 췌장염 합병증 유발…동국대병원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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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 제거 시술 후 후유증을 앓던 환자에게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으로 시술을 진행해 괴사성 췌장염 등 각종 합병증을 유발시킨 대학병원 측이 억대 손해배상금을 물게 됐다.
A씨는 "이 사건 시술 과정에서 원고 측의 과실로 괴사성 췌장염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B씨와 병원 측에 2억8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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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1억2600여 만원 원고에게 배상하라"
(고양=뉴스1) 양희문 기자 = 종양 제거 시술 후 후유증을 앓던 환자에게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으로 시술을 진행해 괴사성 췌장염 등 각종 합병증을 유발시킨 대학병원 측이 억대 손해배상금을 물게 됐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제1민사부(부장판사 김도요)는 A씨가 동국대 일산병원과 담당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2017년 정기검진에서 바터팽대부(쓸개즙을 십이지장으로 보내는 출구)에 종양이 발견됐다는 진단을 받고 같은 해 7월 동국대 일산병원을 찾아 종양 제거 시술을 받았다.
A씨는 이듬해 2월 추가 검사를 받았는데, 여전히 해당 부위에 선종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돼 한 달 뒤인 3월13일 추가 절제술을 시술했다.
시술 직후 A씨는 심한 복통과 구역질을 호소하고 혈청 아밀라아제 등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며 이상 증세를 보였다.
담당의사 B씨는 A씨의 상태를 진찰한 후 수술 후유증으로 인한 급성 췌장염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췌관에 배액관을 삽입하는 '췌관 배액술'을 시행했다. A씨의 췌관에 삽입된 배액관은 17일간 유지됐다.
하지만 A씨의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복통, 고열, 탈수, 장 마비, 황달, 급성신부전, 흉수, 폐렴, 패혈증 등 다양한 합병증이 나타났다.
CT 촬영 결과 괴사성 췌장염이 발견돼 병원 측은 5월21일까지 위장 후면에 배액관을 설치하거나 위치를 조정하는 방법으로 여러 차례 시술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장 마비 때문에 음식 섭취를 아예 하지 못했고, 그의 체중은 86㎏에서 66㎏까지 줄었다.
결국 A씨는 해당 병원에서 나와 다른 대학병원에 입원했는데, 이 병원에서 위공장문합술을 받고 다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A씨는 "이 사건 시술 과정에서 원고 측의 과실로 괴사성 췌장염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B씨와 병원 측에 2억8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피고들은 공동으로 1억2600만여 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김 판사는 "병원은 검증되지 않은 치료 방법인 췌관 배액관 삽입 조치를 했고, 이후 원고가 이상 징후를 호소해도 17일 동안 유지했다"며 "이로 인해 원고의 췌장염이 악화돼 손해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췌장염을 예방하기 위한 췌관 배액관 삽입이 필요한지는 논란이 있으나, 급성 췌장염이 이미 발생한 후 췌관 스텐트를 삽입하는 것은 공인된 치료방법이 아니다. 합리적 치료 방법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의료과실이 없더라도 췌장염이 발생할 수 있는 데다 중증 췌장염으로 진할지, 경증 췌장염에 머무를지 역시 완전히 통제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배상책임을 7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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