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 꺼낸 辛···"2030년 美 라면시장 1위 등극"

신미진 기자 2023. 7. 1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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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미국 매출을 올해보다 3배 더 키워 현지 라면시장 1위에 등극할 것입니다."

뉴욕타임즈가 세계 최고 라면으로 선정한 '신라면블랙' 등 프리미엄 라면과 2020년 영화 '기생충' 속 '짜파구리' 인기, 펜데믹 효과가 더해지며 농심의 미국 매출은 최근 몇 년 새 큰 폭으로 성장했다.

다만 2021년 기준 미국 라면시장 1위 일본 토요스이산의 점유율이 47.7%, 2위 농심이 25.2%인 것을 고려하면 아직 갈 길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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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원 농심 회장, 취임 2주년
변화적응 잘하는 종이 살아남아"
"美매출 올해보다 3배 늘릴것"
2025년 미국 제3공장도 착공
해외 비중 44%, 역전 앞당길듯
"K푸드 선봉장 수식어 만족말자"
라면값 내린 국내, 수익성 개선
신동원 농심 회장이 지난 해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쿠카몽에서 열린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후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사진 제공=농심
[서울경제]

"2030년 미국 매출을 올해보다 3배 더 키워 현지 라면시장 1위에 등극할 것입니다."

신동원 농심(004370) 회장이 취임 2주년을 맞아 앞으로의 경영 목표를 밝혔다. 글로벌 시장의 중심인 미국에서 '라면의 원조'인 일본을 꺾고 K라면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오는 2025년 미국 제3공장을 착공한다. '신라면' 값을 내린 만큼 국내에서는 수익성 개선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스마트팜·건강기능식품·비건푸드를 3대 성장동력으로 삼아 사업 다각화에도 나선다.

13일 농심에 따르면 신 회장은 취임 2주년을 맞아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 메시지에서 이 같이 밝혔다. 창업주인 고(故) 신춘호 회장의 장남인 신 회장은 2021년 7월 1일 회장에 취임했다. 신 회장은 메시지에서 "세계 1위 라면 기업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은 미국 시장"이라며 "K푸드 열풍의 선봉장이라는 수식어에 만족하지 말고, 전 세계인이 신라면을 즐겨 먹는 그 날까지 전진하자"고 강조했다. 또 '살아남는 종은 가장 종이나 똑똑한 종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라는 찰스 다윈의 말을 인용해 신사업을 통한 변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농심은 1984년 샌프란시스코 사무소를 열며 미국에 진출했다. 2005년 LA공장을 가동하며 교포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넓혔고, 2017년 국내 식품 최초로 월마트 전 점포에 입점하며 주류 시장에 진입했다. 뉴욕타임즈가 세계 최고 라면으로 선정한 '신라면블랙' 등 프리미엄 라면과 2020년 영화 '기생충' 속 '짜파구리' 인기, 펜데믹 효과가 더해지며 농심의 미국 매출은 최근 몇 년 새 큰 폭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북미 지역 매출은 4억 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다만 2021년 기준 미국 라면시장 1위 일본 토요스이산의 점유율이 47.7%, 2위 농심이 25.2%인 것을 고려하면 아직 갈 길은 멀다. 이에 농심은 2025년 미국 제3공장을 짓고 생산량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공장 부지로는 동부 지역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를 통해 2030년 매출을 올해보다 3배 커진 15억 달러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앞서 농심은 지난해 캘리포니아 랜초 1공장 옆에 2공장을 짓고 가동을 시작했다. 2공장은 생산량 확대뿐 아니라 물류비 절감 효과를 내며 올 1분기 북미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0% 이상 성장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3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농심의 글로벌 매출 비중 역전 시기도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라면의 해외매출 비중은 44%다.

국내에서는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다. 국제 밀 가격하락과 정부의 요청으로 이달부터 신라면 가격을 개당 50원가량 내린 만큼 이익 공백을 막기 위해서다. 농심은 이번 인하 결정으로 120억 원의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수익성 개선 프로젝트를 가동해 불필요한 낭비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원재료 값 변동에 취약한 라면 비중을 낮추고, 사업 다각화를 위해선 스마트팜과 건강기능식품, 비건푸드를 전략적으로 육성한다. 농심 매출에서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한다. 이 때문에 국제 밀 가격이 치솟은 지난해 2분기 24년 만에 국내 사업에서 첫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신미진 기자 mj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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