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메신저 메디TALK] 관으로 음식 섭취할땐 역류에 주의

유주연 기자(avril419@mk.co.kr) 2023. 7. 1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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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경희의료원 간호사

‘코로 식사를 한다’나 ‘배로 식사를 한다’는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상식에 반한다. 하지만 입으로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하는 환자들에게는 관을 통해 영양 혼합물을 공급해야 하는데, 이를 ‘경관 급식’(Tube feeding)이라고 한다. 혼수상태이거나 식도 혹은 구강 질환 때문에 입으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없을 때 시행하는 식사 방법이다.

경관 급식, 경관식, 관급식, 튜브 피딩은 모두 같은 용어로 사용되며,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시작한다. 관을 통해 영양을 공급받는 관급식을 처음 접하면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관급식을 시작한 환자들을 위해 도움되는 내용을 전하고자 한다.

이승희 경희의료원 간호사
관급식 대상자 중 개구(開口) 반사와 위장 기능이 정상이며, 식도로 역류 위험이 없는 환자의 1차 선택지는 비위관(약물이나 영양 투여를 위한 콧줄)이 된다. 코를 통해 위로 이어지는 구조다. 영양액 공급이 쉽고 위를 사용하기에 저장용량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흡인 위험이 높고, 코의 이물감이 환자에게 불편감을 준다는 점은 단점이다. 코를 통한 비위관 진입이 어렵거나 장기적으로 비위관을 거치해야 하는 환자는 위로 통하는 구멍을 만들어 직접 관을 거치하는 위루술을 받게 된다. 흔히 말하는 ‘뱃줄 식사’가 이에 해당한다. 위루술을 받게 되는 경우 관부위의 감염 관리가 보다 중요해 진다. 식도로 역류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비십이지장관, 비공장관, 공장조루술 등이 추가 선택지가 된다.

관급식 종류(제품)는 포털 사이트에 ‘피딩(feeding)’, ‘RTH’ 등으로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메디웰을 비롯해 메디푸드, 그린비아 등 종류가 무수히 다양하다. 제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게 1cc 당 1kcal의 열량을 제공한다. 구강으로 음식을 섭취할 수 없는 환자의 기본 영양액을 표준으로 △위장관용 △수분제한용 △고열량용 △당뇨용 △투석용 △소아용(만 1-9세)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는 걸 알아두면 좋다.

관급식용 영양백을 다룰 때에는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관급식은 냉장고에 넣지 않고 실온 보관이 원칙이다. 전자레인지에 가열해서는 안 된다. 주변 기온으로 인해 관급식이 너무 차가워 졌을 경우에는 미온수를 받아 데우는 정도가 좋다. 관급식을 개봉하기 전에는 겉면의 영양백 포장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한 후 오염물질이 없는지 살핀다. 영양백은 개봉 즉시 냉장보관하고 24시간 이내 사용되지 않는다면 폐기한다. 아침 소화가 덜 됐으면 점심을 건너 뛰거나 가볍게 먹듯, 관급식도 전 끼니의 소화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다음 끼니 식사를 진행해야 한다. 관급식 줄에 주사기를 끼워 당겨보며 소화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관급식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설사, 변비, 메스꺼움, 흡인성 폐렴이 있다. 설사는 주입 속도가 빠르거나 내용물 온도가 차가울 때, 세균 감염이 있을 때 발생한다. 관급식 외 수분(물)이 지나치게 적게 공급됐을 때는 변비가 생길 수 있다. 몸무게에 비해 많은 양의 관급식이 주입될 경우 메스꺼움을 느낄 수 있으니 환자의 소화 여부에 따라 관급식 양을 점차 늘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용물이 역류해 기도로 들어가는 흡인성 폐렴(구강 분비물이나 위에 있는 내용물이 기도로 흡인되면서 폐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은 가장 무서운 부작용이다. 따라서 관급식 시에는 머리를 최소 45도 높여야 한다. 특히 비위관을 통한 관급식 진행 시 90도 가까이 앉혀서 식사하는 것이 좋다.

관급식의 종료 시점은 언제일까. 입으로 안전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될 때다. 주로 조영제를 섞인 음식물이 입과 목에서 이동하는 것을 영상으로 봄으로써 삼키는 기능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비디오 투시 연하 검사’를 통해 관급식 종료 여부를 판단한다.

경관급식은 짧으면 며칠, 길게는 평생 이어진다. 복잡해 보이지만 적응되면 입으로 밥을 먹는 것과 같이 익숙해 진다. 적응되기까지는 면밀한 주의가 필요한 법이다. 경관급식을 시작하게 됐다고 해서 놀라거나 속상해 하지 말자. 몸에서 ‘안전한 식사’가 필요하다고 외칠 때 식사를 안전하게 제공하는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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