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 오염수’ 용인한 빈손 대통령에 찬사 바친 정부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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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2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났으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가시적 성과는 전무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문제의 매듭을 푸는 등 중요한 터닝 포인트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는 기시다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 뒤 일본 언론과 만나 '여름 무렵' 방류라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한 발언에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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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났으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가시적 성과는 전무했다. 이렇듯 ‘빈손’으로 끝난 회담을 두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터닝 포인트를 마련했다”며 상식 밖의 찬사를 늘어놨다. 정부도 공식 논평에서 “의미 있는 논의가 오갔다”고 높이 평가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문제의 매듭을 푸는 등 중요한 터닝 포인트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회담하면서 △방류 전 과정에 대한 모니터링 정보 실시간 공유 △방류 점검 과정에 한국 전문가 참여 △방사성 물질 농도 기준치 초과 시 즉각 방류 중단 및 통보 등 세가지를 요청했다. 야당이 주장해온 ‘오염수 방류 보류’는 요구 사항에 들지도 못했다.
기시다 총리가 언급한 방사성 물질 농도 기준치 초과 시 즉각 방류 중단은 자국민의 안전을 생각해도 너무나 당연한 조처라서 성과라고 이름 붙이기도 민망하다. “한·일 양국민의 건강과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방출은 하지 않겠다”는 발언 역시 하나 마나 한 외교적 수사일 뿐이다. 한국 전문가 참여 문제는 기시다 총리가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데 윤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요청을 (기시다 총리가) 사실상 모두 수용했다”며 사실과 다른 발언도 거침없이 내뱉었다.
오히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터닝 포인트’를 마련한 쪽은 일본 정부다.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인 한국 정부의 양해를 공식화하는 외교적 성과를 가져갔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일본 정부의 ‘마지막 매듭’을 잘 풀어준 셈이다. 이는 기시다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 뒤 일본 언론과 만나 ‘여름 무렵’ 방류라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한 발언에서 알 수 있다. 이제 일본은 언제든 방류할 수 있게 됐고, 대통령이 용인해준 한국 정부는 그때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런데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오염수 처리와 관련해 의미 있는 논의가 오갔다”고 평가했다. 대체 어느 대목에 어떤 ‘의미’가 있단 말인가.
정부는 일본과 이른 시일 안에 후속 협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후속 협의란 통상 양국 정상이 큰 틀의 합의를 이룬 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실무선의 접촉을 말한다. 정상회담의 성과가 하나도 없는데, 실무 협의에서 무엇을 하겠나. 국내의 부정적 여론을 달래고 시간을 벌기 위한 정치적 시늉에 불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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