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란드 보자” 팬은 즐겁지만…쿠팡시리즈의 명암 [김창금의 무회전 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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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 vs AT마드리드 프리미엄 좌석 90만원.'
중고 거래 앱 당근마켓에 올라온 쿠팡플레이 초청 맨체스터 시티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친선전(30일·서울월드컵경기장) 티켓 재판매 안내 글이다.
200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초청료가 30억원 이상이었다면, 쿠팡플레이의 이번 초청가는 훨씬 더 높을 것이다.
쿠팡플레이의 유럽 명문 팀 초청 시리즈는 앞으로 더 확대될 수 있겠지만, 동시에 스포츠 콘텐츠에 공짜는 없다는 사실 또한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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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금 기자의 무회전 킥]
‘맨시티 vs AT마드리드 프리미엄 좌석 90만원.’
중고 거래 앱 당근마켓에 올라온 쿠팡플레이 초청 맨체스터 시티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친선전(30일·서울월드컵경기장) 티켓 재판매 안내 글이다. 구입가 50만원의 거의 두배 가격에 물건을 내놓은 것은 티켓의 시장가치를 높게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가 50만원짜리 축구티켓이 등장하고, 십수만원 이상의 표를 포함해 6만여 좌석이 모두 팔린 것은 놀랍다. 4만원짜리도 있기는 하지만 매우 제한적이다. K리그 올스타팀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기(27일·서울월드컵경기장) 또한 전좌석 즉시 매진 기록을 세웠다. 전북 현대와 파리 생제르맹(8월3일·부산월드컵경기장)의 친선전 역시 완판 가능성이 크다.
최근 10여년간 한국을 방문한 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009), FC바르셀로나(2010), 레버쿠젠(2014), 유벤투스(2019), 토트넘(2022) 등이 꼽힌다. 하지만 유럽 명문 팀의 프리시즌 한국 투어는 올해 급팽창하고 있다. ‘트레블’을 달성한 맨시티나 스페인 프로축구의 ‘다크호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팀에는 한국 선수들도 없다. 유명 음악회나 뮤지컬 공연처럼 세계 최고 선수들의 축구 경기에도 고액을 지불하겠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금전적 여력이 있는 팬들에게만 해당하는 얘기지만, 중계로만 보던 스타들을 직관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쿠팡플레이의 자본과 전략이 있다. 200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초청료가 30억원 이상이었다면, 쿠팡플레이의 이번 초청가는 훨씬 더 높을 것이다.
티켓과 중계권, 광고를 팔아 각종 경비를 충당할 수는 있다. 하지만 쿠팡플레이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로 방향을 잡았다. 최고의 콘텐츠는 쿠팡플레이 앱에서만 독점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K리그나 라리가 등 연중 지속하는 축구 중계권을 확보해 남성 회원 등을 늘리는 것도 연장선에 있다. 지난해 토트넘과 세비야를 초청해 흥행 대박을 터트렸던 것도 자극제가 됐다.
이 과정에서 아쉬움도 남는다. 일단 이번 세 차례 초청 경기는 인터넷 기반 중계여서 텔레비전에 익숙한 팬들이 보편적 시청권을 요구할 수도 없다. 쿠팡플레이는 중계권을 기존의 지상파에 팔지 않았다. 미국의 애플, 구글, 아마존 등 거대 기업들이 미국프로축구(MLS)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미국프로풋볼(NFL) 등 스포츠 콘텐츠의 스트리밍 중계권을 사거나 노리는 것은 커지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의 비중을 반영한다.
자금력이 있는 쿠팡이 유럽팀 초청에서 유리한 지위를 누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국내 신생 스포츠 업체 등이 나폴리와 마요르카, 울버햄프턴과 셀틱을 초청하려고 했지만 승인기관인 축구협회가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면서 계약이 깨지는 일이 있었다. 초청 경기 추진 기업은 치명타를 입었고, 경기운영이나 마케팅, 홍보, 제작과 관련한 국내 스포츠 업체들의 비즈니스 기회도 날아갔다. 2019년 유벤투스 방한 때 ‘호날두 노쇼’ 같은 사건을 막기 위한 취지라 이해는 가지만 규제로 느끼는 이도 있다.
중계권을 팔 필요가 없는 쿠팡은 독점 중계로 유료 구독자를 확대하겠다는 장기 전략을 택하고 있다. 반면 중소 업체는 대회 유치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고, 따라서 중계권을 방송사에 팔 수도 없다. 쿠팡플레이의 유럽 명문 팀 초청 시리즈는 앞으로 더 확대될 수 있겠지만, 동시에 스포츠 콘텐츠에 공짜는 없다는 사실 또한 알리고 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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