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작전' 강제 합숙 보람있네…하정우·주지훈의 짠내 질주 액션[종합]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비공식작전’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는 김성훈 감독과 배우 하정우, 주지훈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비공식작전’은 1987년 레바논에서 발생한 한국인 외교관 납치 사건 및 구출 실화를 모티브로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해 각색한 영화다.
김성훈 감독은 “이 영화는 누군가를 구하려는, 구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며 “구하려는 사람들에 관련한 대부분의 이야기는 영화적 창작이라 봐주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실화로 살릴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그대로 살리려 했다. 총탄에 자동차 바퀴가 맞은 위치 등 사소한 디테일이 뭐가 중요하냐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그런 것들 하나하나 신경쓰며 실화의 울림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도 부연했다.
‘비공식작전’의 러닝타임은 2시간 12분으로, ‘끝까지 간다’ ‘터널’ 등 김성훈 감독의 전작들보다 상영 시간이 약간 길다. 김성훈 감독은 “동행하는 여정에서 민준(하정우) 판수(주지훈) 두 사람이 겪는 관계 변화가 많지 않았나. 그 변화들을 섬세히 살리는 과정에서 러닝타임이 좀 길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를 통해 펼쳐진 1987년도 레바논의 풍경은 약 70% 대부분이 모로코 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구현됐다.
이에 대해 하정우는 “촬영의 대부분은 모로코에서 했다. 모로코에서의 강제 합숙 덕분인지 배우들 간 이야기할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 사적인 시간도 같이 보냈던 게 다른 작품들에서보다 더 좋았던 케미로 작용한 게 아닐까 싶다”고 회상했다.
이어 “김성훈 감독님의 현장은 막내 스탭까지 동등히 의견을 내는 공동체 작업의 현장이었다. 그런 부분에서 오는 시너지가 발휘된 게 아닐까 싶다”며 “그런 것이 이 영화의 외국 배우들까지 포함해 좋은 앙상블로 나타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주지훈도 영화를 통해 표현된 배우들의 좋은 케미는 김성훈 감독의 배려 덕분이라고 맞장구쳤다. 주지훈은 “감독님과 타 작품에서도 깊은 호흡을 맞췄기에 거리낄 것 없는 사이였다”면서도, “다만 제가 맡은 ‘판수’는 전혀 본인이 의도하지 않은 일에 끼어드는 과정이었기에 극 중 상황을 주도하기보다는 이미 있는 판에서 예기치 못하게 놀아야 하는 입장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감독님이 다행히 자유롭게 제가 뛰어들 수 있는 현장을 만들어주셨다. 힘들었던 기억보단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친구들과 피크닉을 갔던 느낌으로 기억이 남는 행복한 현장이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런 연출적 선택은 실제 1987년에 납치됐다 구출됐던 실화 속 주인공을 위한 배려이기도 했다. 김성훈 감독은 “극 중 납치된 실제 외교관을 직접 만나 시나리오 들어가기 전에 동의를 구하고 촬영에 들어갔다”며 “사실 그 분은 계속 갇혀서 납치되어 있던 상황이었기에 본인이 어떻게 구해지셨는지 가장 모르는 입장이시기도 했다. 어느 날 나오라고 해서 나왔을 뿐이라고 말씀하셨고, 과정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있진 못하셨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이 노출되는 것을 굉장히 꺼려하셨다. 그분이 납치된 후 겪은 일들이 무엇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고 극 중에서의 노출을 최소화하겠다고 약속해 촬영 동의를 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정우와 주지훈은 총격전부터 카체이스, 폭격 등 대부분의 액션 장면들을 직접 소화했다. 하정우는 가장 힘들었던 액션신을 묻는 질문에 “외교관 선배를 구출한 후 탈출하는 시퀀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한여름 7~8월 옥천에서 진행된 장면이었다. 와이어 액션, 총격 액션이 거의 10회차 이상 진행됐던 기억이다. 그 시퀀스가 아마도 가장 육체적으로도 힘들고 중간에 국지성 호우가 내려서 촬영이 중단이 됐었는데 모로코의 하늘빛을 맞추기 위해 조명팀과 촬영팀이 인고의 시간을 가지면서 기다렸다 찍다를 반복했던 시간들이 기억에 남는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비공식작전’을 향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장소 및 국가, 시기는 다르지만 한국인 피랍 및 구출 실화를 소재로 다룬 영화는 올해 초 개봉한 ‘교섭’, 팬데믹 기간 당시 개봉한 ‘모가디슈’ 등 이전에도 있었기에 기시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
반면 김성훈 감독은 “영화를 보신다면 이 영화의 존재 자체가 극장에서 이 작품을 봐야 할 증거라고 보실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몇 가지 더 말씀드린다면 소재와 이야기의 배경, 장소의 유사성으로 인해 세 작품을 비슷하게 보실 수는 있다”고 세간의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출발지는 비슷하나 각자의 영화가 가려고 하는 길,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지가 세 영화가 모두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주재료가 비슷하더라도 셰프의 레시피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며 “이 영화의 경우 사람들을 구하는 과정을 통해 서스펜스, 유머, 액션 등 영화적 쾌감을 극대화하는 영화로 만들고자 노력했다”고도 강조했다.
해당 실화를 굳이 소재로 삼았던 이유에 대해선 “이 작품을 처음 시작한 건 2018년 ‘킹덤’ 시즌1을 마칠 쯤 제안을 받았다. 원작 시나리오를 받아서 읽었을 때 이야기 자체가 흥미로웠다”고 밝혔다.
또 “무엇보다 실화 속 외교관이 무사히 살아서 한국에 돌아왔는데, 어떻게 어떤 과정을 겪어 무사히 한국에 돌아올 수 있었나가 궁금해져서 그 부분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채우려 했다”고도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주지훈은 “공연 즐기듯 이 영화를 즐겨주신다면 훨씬 재미있게 감상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하정우 분)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의 이야기를 담은 버디 액션 영화로 8월 2일 개봉한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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