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억’ 준대도 지방 안 가는 의사들, 이유가 이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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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소하다시피 해서 (의사를) 모셨다."
여기서 의사들은 연봉 외에도 수도권, 주 3일 근무, 일반 진료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의료계 전문가는 지역의료의 수요와 의사들의 선호도 간 '미스매치' 현상을 지적하고, 결국 의사인력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정부와 협회가 추진 중인 지역 의료불균형 해소를 위한 은퇴 의사 활용 방안에 대해 "의사인력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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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읍소하다시피 해서 (의사를) 모셨다.”
산청군의료원은 연봉 3억6000만원을 내걸고도 지난해 11월부터 5차례 채용공고를 낸 끝에 올해 6월에야 겨우 내과 전문의를 채용할 수 있었다. 이처럼 지역 의료현장에서 의사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는 사실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단순히 ‘연봉’이 아니라면 의사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이를 유추할 수 있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기서 의사들은 연봉 외에도 수도권, 주 3일 근무, 일반 진료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의료계 전문가는 지역의료의 수요와 의사들의 선호도 간 ‘미스매치’ 현상을 지적하고, 결국 의사인력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한의사협회가 공개한 ‘은퇴 후 선생님의 진로 선택은?’ 설문조사에 따르면 은퇴 후 지역 의료기관에 종사하고 싶은 의사들은 꽤 많았다. 해당 설문조사는 지난 6월 14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것으로, 의사 2016명이 참여했다.
세부적으로 ‘은퇴 후에도 진료를 계속 하고 싶은가’에 하고 싶다(78,8%), 60세 이상에 동 질문을 했을 때도 하고 싶다(84.7%)고 답변했다. ‘필수의료를 포함한 의료취약지에 근무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도 ‘있다(63.1%)’, 60세 이상에서도 ‘있다(70.7%)’라는 응답이 많았다.
지역 의료기관에서 의사를 구하기 힘든데도, 지역 의료기관에 근무하고 싶다는 의사가 많은 ‘모순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었다. 동 설문조사에서 의사들은 ‘은퇴 후 희망 근무 지역’으로 수도권(36.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은퇴 후 주당 ‘근무 일수’도 주 3일(44.7%), 주 4일(28.6%) 등 선호가 높았다. ‘일 평균 근무 시간’도 4~5시간(28.1%)’, 5~6시간(26.6%), 6~7시간(16.7%)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은퇴 후 희망하는 근무 분야’도 일반진료(45.1%), 건강증진(9.6%), 건강검진(8.5%), 보건교육(6.1%) 등으로, 응급실 등 전문 진료과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런 가운데 ‘희망 월 보수’는 700만원 이상(38.1%), 600만원 대(12.8%), 500만원 대(34.2%) 등이었다.
의료전문가들은 설문조사 결과를 들어 지역 의료기관의 ‘수요’와 의사들의 ‘선호도’ 간 미스매치가 극명하게 엇갈린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고 풀이했다. 특히 정부와 협회가 추진 중인 지역 의료불균형 해소를 위한 은퇴 의사 활용 방안에 대해 “의사인력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은퇴 의사가 일하고 싶은 분야는 의사가 부족하지 않은 분야”라며 “은퇴 의사들이 원하는 근무 조건, 업무 성격 등을 보면 지역 의료기관에서 고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은퇴 의사 활용이) 의사인력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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