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지 않은 쾌감"…'비공식작전' 하정우X주지훈, '교섭'과 같은 장르 다른 느낌(종합)[Oh!쎈 현장]
[OSEN=김보라 기자] '믿고 보는 감독'으로 손꼽히는 김성훈 감독의 영화 ‘비공식작전’이 언론에 첫 공개된 가운데, 개봉 후 관객들에게는 어떤 평가를 얻게 될지 관심이 모인다.
최악의 피랍사건으로 탈레반의 인질이 된 한국인을 구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한 외교관과 현지 국정원 요원의 작전을 그린 ‘교섭’(감독 임순례)과 차별성이 있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인질로 피랍된다는 소재를 기반으로 드라마 액션 장르로 풀어냈다는 점은 같지만, 감독들의 지향점과 배우들의 연기 화법이 달라 각각의 향기가 묻어난다.
하정우는 13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한국영화 ‘비공식작전’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현장이 유연해서 저희들끼리 시너지가 났다. 촬영 이외에도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외국 배우들까지 포함해서 앙상블이 좋았다”고 자신했다. 이날 언론시사회에는 하정우와 주지훈, 연출한 김성훈 감독이 참석했다.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 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와인드업필름·와이낫필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하정우 분)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 분)의 버디 액션 영화로, 넷플릭스 영화 ‘킹덤: 아신전’(2021) 이후 2년 만의 차기작이다.
김 감독은 이날 1986~1987년 레바논에서 벌어졌던 외교관 피랍 사건을 기반으로 영화를 만든 과정에 대해 “실화를 각색한 드라마로 보여드려야 해서 일정 부분 극화했지만 그럼에도 보여드릴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실제를 살렸다”며 “납치된 차량과 색깔 등이 크게 중요하지 않지만 그런 것들이 모여서 사실, 진실과 같은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사소한 부분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이유에 대해서는 “‘킹덤’(시리즈) 이후 제안을 받았는데 저는 이 같은 실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고 밝혔다. 이어 “기사를 통해 내용을 접했고, 대한민국 최초로 외교관이 납치됐다가 돌아왔다는 해피엔딩이 좋았다. 다행히도 무사히 돌아오셨지만 그 중간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분이 어떻게 돌아올 수 있었는지 그 ‘어떻게’를 저만의 영화적 상상력으로 채워보고 싶었다. 어둡지 않게 영화적 상상력을 극대화해서 다뤄보고 싶었다”고 연출에 집중한 부분을 설명했다.
‘비공식작전’의 가제는 ‘피랍’이었다. 이에 대해 김성훈 감독은 “비공식 작전을 통해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제목을 이렇게 바꾸었다”며 “(외교관을) 구하려는 과정은 저의 영화적 창작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정우와 주지훈은 예능 ‘두 발로 티켓팅’(2023),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2017~2018)로 친분을 다졌던 바.
주지훈과의 재회에 하정우는 “촬영 대부분을 모로코에서 했는데 아무래도 강제 합숙을 하다 보니 다른 작품에 비해 저희가 이야기 할 시간이 많았다. 감독님, 주지훈과 긴 시간을 보내면서 케미스트리가 잘 살아난 거 같다”고 되짚었다.
뒤를 이어 주지훈도 “하정우 형, 김성훈 감독님과 각기 다른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신뢰가 굳건하다. 모로코에서 촬영 이외 시간까지 함께 보내면서 호흡을 나눈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주지훈은 “제 느낌에 판수는 액션보다 리액션이 많은 사람이다. 그가 의도하지 않은 일에 끼어든 것이기 때문”이라며 “이미 (누군가에 의해) 주도된 판에서 놀아야 하는 입장이었는데, 김 감독님과 하정우 형이 저보다 훨씬 더 넓은 해석력을 바탕으로, 제가 뛰어놀 판을 만들어주셨다. 어려운 촬영임에도 불구하고 즐겁고 재미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친구들과 피크닉을 간 듯한 즐거운 현장이었다”고 덧붙여 케미스트리를 자랑했다.
‘비공식작전’은 2021년 개봉한 영화 ‘모가디슈’(감독 류승완), 올 1월 개봉한 영화 ‘교섭’과 소재와 장르가 비슷하다.
이에 김성훈 감독은 “이야기의 배경, 장소의 유사성 때문에 세 작품을 비슷하게 볼 수 있다. 출발은 비슷하지만 각자의 영화가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지가 다르다”면서 “주재료가 비슷해도 셰프의 태도나 양념에 따라 전혀 다른 요리가 나올 수 있다. 저는 구하는 사람의 모습을 통해 서스펜스, 극적 쾌감을 극대화하려고 노력을 했다”고 비교했다.
하정우와 주지훈은 ‘비공식작전’에서 가장 소화하기 어려웠던 액션을 상기했다. 먼저 주지훈은 “제가 택시 기사 역이라 운전을 담당했다. 제가 배우들을 태우고 운전을 해야 하는데, AI는 아니니까, 그 과정에서 실수를 할 수도 있었다”라며 “혼자면 괜찮지만 배우들을 태우고 하는 게 부담이 많이 됐다. 부담을 안고 찍어서 그런지 저는 카체이싱 장면이 많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하정우도 “저는 옥상에서 (누군가를) 업고 건물을 건너갔던 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장면이 육체적으로도 가장 힘들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와이어를 타고 했던 장면도 어려웠는데 그럴 때는 기도하면서 하는 수밖에 없더라. 그 전에 스트레칭을 많이 해놓고 액션 팀을 믿고 간다”고 회상했다.
김 감독은 그동안 영화 ‘끝까지 간다’(2014)와 ‘터널’(2016),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2019~2021)으로 연출력을 입증했기에 예비 관객들의 기대를 모을 만하다.
이번 영화의 러닝타임이 132분인 것에 대해 김 감독은 “‘끝까지 간다’와 ‘터널’은 (러닝타임이) 각각 111분, 126분이었는데 ‘비공식작전’은 '터널'보다 약 5분 정도 러닝타임이 늘었다”며 “이들이 누군가를 구하는 여정에서 들려줄 이야기가 많아서 러닝타임이 조금 늘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8월 2일 극장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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