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 12개월째 하락… 연준 금리인상 이달 마침표 찍나
폭등했던 항공·숙박료 제자리
연준 목표치인 2% 머지않아
시장은 금리인상 종료 기대감
■2024년 초 CPI 2% 가까이 하락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6월 CPI는 3%로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았으며 기대치를 밑돌았다. 에너지와 식료품값을 제외한 근원물가지수 상승폭도 0.2%로 지난 2년 중 가장 작았다. 미국 CPI는 지난해 6월 전년 동기 대비 9.1%로 정점을 찍은 후 12개월 연속 계속 떨어졌다.
세계 최대 채권 운영사인 미국 핌코는 이날 홈페이지 블로그를 통해 올해 상반기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진정되면서 폭등했던 여행 및 레저 물가가 제자리로 내려왔다고 분석했다.
6월 항공료는 수요 감소와 더불어 최근 국제 유가가 안정되면서 전월보다 8.1%, 전년 동월보다 18.9% 급감했다. 지난달 호텔 숙박 가격 또한 전월 대비 2.3% 감소했다. 핌코는 6월 근원 CPI 상승률이 전월 대비 0.5%p 떨어졌다며 변동폭 가운데 0.09%p는 항공료와 호텔 비용 때문에 생긴 변화라고 지적했다.
개별 품목 중 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주거비용은 6월에 7.8% 치솟았지만 핌코는 주택 임대 가격 상승률이 이미 지난 3월에 고점을 찍은 뒤 내려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대료 가격 하락이 정부 통계에 반영되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핌코는 이러한 추세를 감안했을 때 올해 하반기에도 물가 수준이 완만하게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현상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디스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여전히 높지만 단기간에 걸쳐 물가상승률이 점점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핌코는 올해 연말이면 근원 CPI 상승률이 3% 근처까지 내려간다고 예측했다. 동시에 모든 품목이 포함된 CPI 상승률은 2024년 초까지 연준이 목표로 설정한 2%에 가까이 계속 내려가다 그 이후에 다시 오른다고 전망했다.
같은날 스위스 UBS은행 역시 일일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물가가 지속적으로 내려간다고 예상했다. 은행은 특정 시점이나 수치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미 캘리포니아주의 로스앤젤레스의 경우 CPI 상승률이 3% 아래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노동부에 의하면 6월 로스앤젤레스의 CPI 및 근원 CPI 상승률은 각각 2.5%, 4%로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연준 7월 마지막으로 금리 인상 끝?
뚜렷한 물가 하락 추세에 시장과 연준 내부에서는 이달을 마지막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이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
이날 빌 더들리 전 미국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연준은 물가가 전월 4%에서 3%로 떨어졌다는 소식에 환호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달 열리는 FOMC 회의의 금리 인상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포인트72 에셋매니지먼트의 이코노미스트 소피아 드로소스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물가 지표와 지난주에 공개된 고용 동향이 냉각 조짐을 보인 것을 감안하면 7월 이후에는 인상 여부가 불확실해졌다고 밝혔다.
지난달만 해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해 미국 중앙은행 내부에서 올해 안에 적어도 금리를 2회 더 인상할 것이라던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연준은 물가가 치솟자 지난해 3월부터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해 기준금리를 5~5.25%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6월 FOMC 회의에서는 인상을 일시 중단했다. 앞으로의 금리 방향을 잡기 위해 추가 정보들을 검토할 시간을 갖기 위해서였다.
더들리를 비롯해 연준과 시장에서는 오는 25~26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 금리 0.25%p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8월에는 FOMC 회의가 열리지 않는다. 더들리는 오는 9월과 11월 FOMC 회의가 열릴 때쯤이면 "더 이상 인상하지 않을 정도로 좋은 소식이 충분히 있을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인사이츠 사장 오마이르 샤리프는 근원물가가 계속 완만하게 오르고 재화와 용역 비용이 떨어질 경우 9월 이후에도 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프랑스 BNP파리바 은행의 미국 경제 담당 이코노미스트 앤드루 슈나이더는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디스인플레이션이 올해 하반기에 본격 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7월 금리 인상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낙관했다.
다만 FOMC 내부의 매파와 비둘기파가 인플레이션 상승 리스크를 보는 시각을 놓고 갈라져 있는 것이 변수라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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