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례비' 끊기자 …"연봉 1억 달라"
연장수당 합해 월급 957만원
◆ 거세지는 노동계 하투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타워크레인노조가 내년에 사측에 22% 대폭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나오면서 업계가 크게 당황하는 기색이다. 사측과 건설업계는 노조의 이 같은 무리한 요구의 배경이 '월례비'라고 보고 있다. 13일 업계와 민주노총에 따르면 타워크레인노조는 현재 사측과의 임단협 과정에서 22% 임금 인상 외에도 △연장근로수당 22% 인상 △통상임금에 식대 월 26만원 포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요구 사항을 100% 사측이 수용할 경우 내년 노조의 통상임금은 올해보다 27% 상승하게 된다. 통상임금과 연장근로수당을 모두 합하면 노조원의 월수입은 약 957만원으로, 올해(약 763만원)보다 25%(약 194만원) 이상 오르게 된다. 연봉으로 계산하면 1억1484만원에 달한다.
사측과 건설업계는 노조의 이 같은 무리한 요구를 '월례비' 때문으로 보고 있다. 타워크레인 기사들은 그간 임대업체에서 지급받는 임금 외 건설사들로부터 별도의 '월례비'를 받아왔다. 월례비란 건설사가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현장에서 담뱃값 형태로 지급해온 일종의 수고비였다. 보통 매월 지급하기 때문에 '월례비'라고 불렸는데, 노조는 이를 성과급으로 인식하고 갈수록 더 많은 금액을 요구해왔다.
국토교통부가 연초 실시한 건설현장 불법행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조 소속 타워크레인 기사 1명이 연간 최대 2억1700만원의 월례비를 받은 사례도 있다. 이는 평균 약 1800만원을 임금 외 월례비로 받은 격이다.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월천(만원)기사'로 불려온 이유다. 타워크레인노조는 월례비 외에도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비노조 기사들을 고용하지 못하도록 현장에서 실력행사를 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이 같은 건설노조 불법·부당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지난 3월 이후 월례비를 요구하는 타워크레인 기사의 면허를 최장 1년간 정지시키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 타워크레인 임대업체 관계자는 "더 이상 월례비를 못 받으니 이를 보상받기 위해 과도한 인상안을 들이밀고 있다"고 말했다. 월례비 수수가 금지되며 수입이 급격히 줄어들자 노조가 이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대폭 임금 인상안을 들고나왔다는 해석이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요구안을 제시한 것일 뿐"이라며 "앞으로 사측과 충분한 대화를 통해 협의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협상이 결렬될 경우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 노조는 한 현장에 타워크레인 기사가 2명 이상 있는 경우 전용 휴게실을 제공할 것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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