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에 따라잡힌 삼성 반도체 시총 4위로 밀렸다
엔비디아, 신약개발 AI 투자
브로드컴 초대형 M&A 성사
세계 반도체 시가총액 순위에서 삼성전자가 미국의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종목인 브로드컴에 밀려 4위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비메모리 기업들은 최근 대규모 투자 및 인수·합병(M&A)에 박차를 가하며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브로드컴의 시가총액은 3673억달러(약 468조85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날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약 429조2274억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올해 인공지능(AI) 특수로 인해 비메모리(파운드리·팹리스) 반도체 업종 위주로 주가가 급등한 게 시가총액 역전의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주가는 연중 30% 올랐는데, 브로드컴은 60% 올랐다.
메모리 반도체는 전형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분류된다. 정보기술(IT) 업황이 둔화되고, 메모리 판가가 하락하게 되면 관련 기업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반면 비메모리 업종은 재고가 적어 가동률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이는 빠른 업황 턴어라운드로 이어지고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특히 AI 및 차량용 반도체 등 성장 동력이 큰 차세대 칩은 모두 비메모리 분야다.
현재 세계 반도체 시가총액 순위 1위도 AI 반도체시장을 꽉 잡고 있는 미국의 엔비디아로 1조800억달러(약 1381조원)에 달한다. 대만의 파운드리 종목인 TSMC는 시가총액 5388억달러(약 689조원)로 2위다.
삼성전자는 2018년에 세계 반도체 시가총액 순위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점차 메모리 대비 비메모리 업체의 성장성, 수익성이 주목을 받으면서 순위가 밀리는 모습이다.
실제 미국의 대표적인 비메모리 반도체 종목들은 대규모 투자, M&A를 통한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미국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바이오 기업인 리커션의 AI 모델 개발을 위해 5000만달러를 투자한다. 리커션은 AI 모델을 통해 발굴하고 설계한 신약과 치료법을 리커션 OS 플랫폼을 통해 의약품 제조업체에 제공한다. 엔비디아는 리커션이 생성하는 AI 모델을 바이오에 특화된 자사 클라우드인 바이오 니모에서 라이선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AI가 제약·바이오 부문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AI가 수십만 건의 논문 탐색과 수십만 개의 화학물 탐색이 가능하기 때문에 신약 개발 속도를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다.
CNBC는 "엔비디아의 리커션 투자는 AI 열풍이 제약 산업에도 진입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최신 사례"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날 엔비디아가 영국 팹리스 기업인 암에 투자할 수 있다는 소식도 나왔다.
한편 이날 유럽연합(EU) 경쟁총국은 브로드컴의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VM웨어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브로드컴의 인수 거래 규모는 610억달러에 달한다.
[박윤예 기자 /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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