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폴란드서 세일즈외교 … "방산협력서 첨단분야로 확장"
우크라 재건 사업도 논의
尹대통령, 현지매체에 기고
"韓기업 350개 폴란드 진출
공급망·기후위기도 협력"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폴란드 순방은 '경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앞서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의 핵심이 북한의 도발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전 세계를 위협하는 안보 패권 전쟁 속에서 한국이 생존하고 연대 국가의 지지를 얻는 데 있었다면, 리투아니아 바로 옆 나라인 폴란드에서는 방산·원전 수출 등 경제 쪽에 무게중심이 있다는 얘기다.
윤 대통령의 폴란드 일정 자체도 '세일즈'가 중심이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물론 두다 대통령과 함께 폴란드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인, 한국에서부터 동행한 우리 기업인들을 함께 만나는 일정이 빼곡하게 잡혀 있다. 이들 기업인은 나토 정상회의 때는 윤 대통령과 함께하지 않았고, 곧바로 폴란드에 합류했다.
윤 대통령의 폴란드 세일즈 외교 방침은 12일(현지시간) 공개된 폴란드 언론 '제츠포스폴리타' 기고문에서도 드러난다. '역경을 딛고 미래로 가는 동반자'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윤 대통령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2022년 한·폴란드 교역 규모는 90억달러 규모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현재 350여 개의 한국 기업이 폴란드에 진출해 양국 경제 협력에 기여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 철도 컨소시엄이 수주한 폴란드 신공항 사업 연계 고속철도 설계사업은 양국의 인프라스트럭처 분야 협력을 확대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작년에 대한민국이 폴란드와 체결한 K2 전차, K9 자주포의 수출계약은 그 규모가 전례 없는 것으로, 향후 폴란드의 국방력 강화는 물론 한·폴란드 양국의 국방 협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양국 방산 협력이 기술이전, 공동연구, 공동개발의 영역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윤 대통령은 "이제까지 구축한 양국의 호혜적 경제 협력 관계가 청정에너지, 차세대 배터리, 전기자동차, 정보기술(IT)과 같은 미래 첨단산업으로 확장되기를 기대한다"며 "한국과 폴란드가 기후위기, 공급망 불안정 등 글로벌 복합 위기에 대처함에 있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폴란드 방문을 통해 폴란드 바로 옆에 위치한 우크라이나의 종전 후 재건 사업에 관해서도 논의할 전망이다. 폴란드는 우리의 제1 방산 수출국인데, 이렇게 된 데는 러시아가 일으킨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이 컸다.
폴란드는 과거 소련에 점령당했던 아픈 역사가 있는데, 소련의 후신인 러시아가 폴란드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면서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장기적으로 증액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무기를 대거 사들인 상태다.
이 때문에 이미 달성한 무기 수출에 더해 전쟁이 끝난 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뛰어들 때도 폴란드와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규모는 최소 1조달러(약 1200조원)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나라 기업에는 엄청난 기회가 있는 곳으로 평가된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14년 만에 폴란드 방문이고 취임 후 유럽 첫 양자 방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쇼팽과 퀴리, 예술과 과학의 나라 폴란드는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많다. 공산주의에 대항해 민주주의를 이뤄낸 나라, 자유주의 시민 연대가 만든 나라가 폴란드"라고 밝혔다.
[바르샤바 박인혜 기자 / 서울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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