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소년 그림 선물에 "와!"… 일타 전시해설사 설명에 "아!"

이한나 기자(azure@mk.co.kr), 김슬기 기자(sblake@mk.co.kr), 김유태 기자(ink@mk.co.kr) 2023. 7. 1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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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어반브레이크 개막
12살 블레이크 즉석 드로잉
사인회 열리자마자 팬들 긴줄
현대차 아이오닉6 캔버스 변신
그라피티작가 손길에 아트카로
BTS가 사랑한 작가 카우스
억대 초대형 피규어 6개 우뚝
전시장 찾은 유인촌 문화특보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과 유인촌 대통령 문화체육특별보좌관(왼쪽부터)이 카우스 작품 옆에서 김찬용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있다. 한주형 기자

베일을 벗은 '어반브레이크 2023'은 자유분방하게 작업하는 젊은 작가들과 MZ세대 관람객들의 축제였다. 곳곳에서는 즉석 페인팅 퍼포먼스가 펼쳐졌고, 부스마다 작가와 함께 사진을 찍는 셔터 소리가 울려 퍼졌다.

2011년생 천재 아티스트 니컬러스 블레이크는 오전부터 직접 드로잉을 그려 팬들에게 선물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VIP 사인회가 열린 오후 2시부터는 길게 줄이 늘어섰다. 그의 신작 회화 작품으로 꾸며진 부스에 남녀노소 팬들이 찾아와 '천재 소년'이 그린 드로잉과 사인을 선물받아 돌아갔다.

작년 어반브레이크에서 블레이크 그림을 구매한 40대 부부는 개막하자마자 블레이크부터 찾아와 인증 사진을 함께 찍었다. 부인은 "작년에 산 그림이 집에 걸려 있는데 보면 볼수록 좋아서 방한 소식을 듣자마자 왔다"며 "내 아이보다 두 살이나 어린데도 신들린 듯 그리는 모습이 정말 천재 같다"고 했다.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어반브레이크 2023'이 시작된 가운데 뉴욕 출신의 세계적 그라피티 아티스트 제이슨 네일러가 자신이 작업한 현대차 아이오닉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수원에 거주하는 이지은 씨(41)는 딸 정세이 양(8·곡선초 2학년)과 함께 어반브레이크를 찾아 12세 신동 화가 블레이크에게 '그림 사인'을 받았다. 이씨는 "어반브레이크에 참가하려고 딸아이 체험학습 신청을 내고 코엑스에 왔다"며 "여러 부스의 형형색색 그림이나 아트토이를 딸아이가 너무 좋아해 대만족"이라며 웃었다.

'라이브 드로잉'의 창시자인 고(故) 김정기 작가의 제자로, DC코믹스 그림을 그리기도 했던 박재광 작가 역시 개막 첫날부터 이랜드갤러리에서 드로잉쇼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한국의 민화와 전래동화 이야기에서 많은 영감을 얻고 있다"고 밝힌 그는 펜을 잡고 캔버스 위에 앉자마자 호랑이 그림을 빠른 속도로 그려내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박 작가는 15일 오후 2시에도 다시 한번 라이브 드로잉쇼를 진행할 예정이다. '만신' 김성모 작가도 이날 '럭키짱' 등 자신의 만화 원화들이 전시된 부스에서 오전 일찍부터 관람객을 맞았다.

어반브레이크의 최고 인기 부스는 저스틴 비버와 방탄소년단(BTS) 등 세계적 스타가 사랑하는 카우스(KAWS)의 특별 전시 '카우스 언베일드(KAWS Unveiled)'였다. 억대를 호가하는 1.3m 대형 피규어 컴패니언 6개가 한자리에 모였고 카우스의 아트토이 작품과 회화, 앨범 표지, 굿즈 등 110여 점이 전시됐다. 오전 11시 30분에 진행된 '도슨트계의 아이돌' 김찬용의 전시 해설에도 구름 인파가 몰렸다. 김찬용 도슨트는 "우울한 표정의 대표작 컴패니언은 '친구'란 의미를 지녔고 현대인에게 위로와 휴식을 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초식동물을 모티프로 삼은 아트토이 '업템포', 파랑새와 고독한 표정의 인물 조각이 설치된 '아마즈(AMAZ)', 꼬리를 자르고 도망치는 도마뱀을 아트토이로 만든 '리저드' 등 인기 작품이 가득한 '아트토이 빌리지'는 가장 많은 인파를 동원했다.

인천에 거주하는 대학생 김성완 씨는 친구와 함께 피규어 아티스트 쿨레인의 부스부터 찾았다. 김씨는 "테니스공 모양의 아트토이 등 유명한 작품이 많아서 쿨레인의 부스를 보러 일부러 이곳을 찾았다. 평소 피규어 아트에 관심이 많고 소장하고픈 작품도 있어 고민 중"이라며 "카우스 등 유명한 작품을 몇 m 간격을 두고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어반브레이크의 매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첫날 방문한 황재근 패션디자이너는 "벽에 붙어 있어야 할 그라피티들이 캔버스 위에 구현된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라며 "거리의 미술을 럭셔리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발렌시아가 브랜드를 보는 듯한 기분도 든다"고 밝혔다.

올해 행사에서는 '솔로 부스'도 열려 23개 팀의 젊고 창의적인 아티스트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했다. 큐락(Q.rock) 작가는 상품의 겉면과 안쪽 내면을 한 캔버스에 대칭으로 그린 신작 '야누스' 시리즈를 올해 어반브레이크에서 처음 선보였다. 이날 부스에서 만난 큐락 작가는 "야누스 시리즈로 사람이나 물건이나 양면성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임정아 작가는 '슬친자'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슬램덩크의 강백호를 대형 화폭에 담은 작품과 댄서 모니카, 화가 프리다 칼로 등 이 시대의 아이콘을 회화로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김찬용 도슨트는 "순수회화지만 작품 접근법이 그라피티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참가 갤러리들의 전시도 개성이 넘쳤다. 처음 참가한 전시 플랫폼 SA+가 선보인 중국의 인기작가 런저의 조각은 청룡언월도를 든 관우의 모습을 역동적으로 담아낸 대작이었다. 디즈니 만화와 팝아트를 접목한 김준식 작가의 작품도 인기를 얻었다.

서울도쿄갤러리에서는 희귀 LP 음반과 시티팝 음악으로 부스를 꾸며, 시청각을 모두 만족시키는 전시를 선보였다.

포스코스틸리온이 그라피티 아티스트 레오다브와 만든 20m 폭의 초대형 스틸그라피티월 앞에는 셀카를 찍는 이들이 늘어섰다. 휴식 공간으로 기존 VIP 라운지를 대신해 마련한 하이트진로의 두껍라운지는 인기 만점이었다. 제이슨 네일러와 컬래버레이션한 한정판 두꺼비 아트토이도 두껍라운지에서 공개됐다. LG생활건강 임프린투(IMPRINTU) 부스에서도 타투 체험행사를 열어 많은 인기를 얻었다. 타투 프린터 임프린투를 활용해 어반브레이크에 참여한 유명 타투아티스트 6인의 작품 등을 직접 몸에 새기는 체험을 제공했다.

[이한나 기자 / 김슬기 기자 / 김유태 기자 /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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