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없는 디즈니 …'구원투수' 아이거에 2년 더 맡겨
2026년까지 임기 연장키로
디즈니 캐릭터 PC논란에
테마파크 실적도 먹구름
디즈니 주가 2년새 반토막
작년 말 월트디즈니의 구원투수로 재등판한 밥 아이거 최고경영자(CEO)가 임기를 당초 2024년에서 2026년으로 연장했다. 디즈니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도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창사 이래 최악의 경영 위기 속에 후임자를 찾지 못하자 디즈니는 아이거 CEO 임기를 늘리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로 설립 100주년을 맞은 디즈니의 미래가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CNN은 디즈니가 이사회를 열고 아이거 CEO 임기를 2026년까지 2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디즈니는 작년 11월 아이거 CEO가 재취임할 당시 대체자를 찾기까지 2년만이라고 임기를 강조한 바 있다.
아이거 CEO는 연장 계약에 대해 "기존 구조와 효율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다만 디즈니의 장기적 미래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밝다"고 말했다. 이어 "후임자가 지휘봉을 잡았을 때 디즈니가 강력한 위치를 차지하도록 보장하고 싶기 때문에 2년 연장이라는 이사회 요청에 동의했다"며 "이사회가 높은 자격을 갖춘 후보자를 발굴하고 있으므로 나는 성공적인 전환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크 파커 디즈니 회장은 "아이거는 디즈니의 미래 성장과 수익을 이끌기 위한 성공적 변화에 비할 데 없는 능력을 보여줬고, 세계 최고 CEO"라면서 "그는 디즈니를 다시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적 길로 이끌었으며, 새로운 CEO를 임명할 시간도 확보했다"고 평했다.
다만 CNN은 "디즈니가 아이거 CEO의 후계 리더십에 의문을 표하면서도 그를 대체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디즈니는 아이거 CEO의 첫 번째 임기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며, 작년 말 두 번째 임기에도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 그는 2005~2020년 첫 임기 동안 순익을 2배 이상 늘렸으며, 주당 25달러이던 주가를 200달러 선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그러나 그가 은퇴한 후 CEO에 오른 테마파크 전문가 밥 체이펙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으며 신규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데 실패했다. 테마파크 인기가 예전만 못한 데다, 스트리밍서비스 디즈니플러스 가입자가 가격 인상 후 급감했다. 백인 중심인 디즈니 캐릭터를 흑인이나 라틴계로 바꾼 다양성 논란(PC·정치적 올바름) 등으로 구설에도 올랐다.
핵심 사업인 테마파크는 입장객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요 놀이공원의 대기 시간을 추적하는 업체 투어링플랜스 데이터를 인용해 독립기념일(7월 4일) 플로리다주 올랜도 디즈니월드 리조트 내 매직킹덤파크의 평균 대기 시간이 27분이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보다 4분 줄었으며, 코로나19 전인 2019년(47분)의 절반 수준이다. WSJ는 "10년 만에 가장 대기줄이 짧은 날"이라며 무료 편의시설을 없애고 2일권 이용료를 255달러에서 285달러로 인상한 것을 원인으로 거론했다.
또 넷플릭스 대항마로 막대한 금액을 투자 중인 디즈니플러스에서는 작년 4분기 240만명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400만명이 이탈했다. 아울러 최근 제작비 수억 달러를 들인 영화 '인어공주'가 블랙워싱 논란으로 손익분기점을 넘는 데 실패했다.
2년 새 반 토막이 난 디즈니 주가는 아이거 CEO 복귀가 발표된 작년 11월 21일 6.3%나 상승했지만 이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아이거 CEO는 올해만 임직원 7000명을 해고했고, 55억달러 비용 절감 계획을 예고했다. 오는 3분기까지 19억달러 비용 절감을 위해 제작이 예정됐던 영화와 TV 시리즈 등 30여 편 이상을 취소하는 등 디즈니의 경영 효율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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