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대표 후보 27명···여권인사 대거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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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차기 대표이사 후보 명단을 확정하고 경선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권은희 전 새누리당 의원 등 앞서 2월 경선에서 한차례 고배를 마신 여권 출신 정치인들도 재출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KT가 보수 정권 장·차관 출신들이 포함된 이사회를 새로 꾸린 데다 정관상 대표 자격에서 외부 인사에게 '허들'로 작용했던 '정보통신기술(ICT) 전문성' 규정까지 삭제하면서 이들 여권 후보의 대표 선임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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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후보 포함 40여명 달할 듯
명단은 비공개···권은희 "재도전"
김성태 등 '여권 인연' 승산 관측
자격 요건서 'ICT 전문성' 삭제
"여권 인사 선임 가능성 높아져"
KT가 차기 대표이사 후보 명단을 확정하고 경선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권은희 전 새누리당 의원 등 앞서 2월 경선에서 한차례 고배를 마신 여권 출신 정치인들도 재출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KT가 보수 정권 장·차관 출신들이 포함된 이사회를 새로 꾸린 데다 정관상 대표 자격에서 외부 인사에게 ‘허들’로 작용했던 ‘정보통신기술(ICT) 전문성’ 규정까지 삭제하면서 이들 여권 후보의 대표 선임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KT는 전날 오후 6시 마감한 대표 후보 모집에 총 20명이 지원했으며 주주와 외부전문기관으로부터도 7명을 추천받았다고 13일 밝혔다. 후보자 수는 이들 27명과 이사후보추천위원회 규정상 자격요건을 총족하는 사내 인사들을 합쳐 40명 가까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KT는 지난 경선 때와 달리 구체적인 후보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정치인 등 외부와 KT 임원 등 내부 인사가 맞붙는 경선 구도상 명단을 공개할 경우 ‘낙하산 인사’나 반대로 ‘이권 카르텔’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 다만 권 전 의원을 포함해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의원, 김기열 전 KTF 부사장,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등 윤석열 대통령이나 여당과 인연이 닿아있는 여권 인사들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모두 지난 경선에서 떨어졌던 후보들이다.
권 전 의원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에 다시 지원한 게 맞다”며 “KT 내외부에서 골고루 경험을 쌓은 만큼 균형잡힌 시각으로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거쳐 KT에서 24년 간 일했고 19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새누리당의 정보기술(IT) 정책을 담당했다.
김 전 의원은 20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윤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미래전략위원회에 참여했으며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김 전 부사장도 윤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ICT희망본부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윤 전 차관은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교육과학분과 전문위원,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을 지냈다. 그외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 사장이 재도전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새로운 인물로는 KT 최연소 임원인 배순민 융합기술원 소장, 차상균 전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장, 문형남 숙명여대 교수 등이 거론된다. 지난 경선에서 유력 후보로 떠올랐던 윤진식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번에 지원하지 않았다.
KT는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쳐 내달 첫째주 최종 후보 1인을 확정하고 같은 달 말 주주총회를 열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인선자문단이 후보들에 대한 서류 평가 의견을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전달하고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를 참고해 최종 후보를 추린다. 윤종수 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이승훈 이사가 이사후보추천위원장을 맡는다. 박종욱 대표 직무대행은 심사 공정성 확보를 위해 이번 선임 과정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2월 구현모 전 대표의 최측근인 윤경림 당시 대표 내정자가 정부와 여당의 이권 카르텔 비판에 자진 사퇴했고 최근 새로 꾸려진 이사회도 윤종수·최양희·김성철 이사가 합류하며 보수 색채가 짙어지면서 KT 안팎에서는 전문성보다는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낙하산 대표’가 탄생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KT처럼 국가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큰 기업이 기업 가치 극대화가 아닌 다른 기준으로 대표를 임명한다면 이는 상당히 우려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KT가 통신을 넘어 디지털전환, 콘텐츠 사업 등 새로운 시도를 하는 상황인 만큼 이를 지속할 수 있는 비전과 능력이 (대표 선출 과정에서) 강조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수 기자 sooki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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