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사 '전성시대'… 재건축·재개발 속도전
한토신, 추진위와 MOU 체결
양대 경쟁사 한자신과 함께
전국 6만4천가구 정비 추진
정부, 신탁방식 단지에 혜택
"당분간 흐름 이어질지 주목"
부동산신탁업계의 양대 강자인 한국자산신탁과 한국토지신탁에 재건축·재개발 사업 추진을 맡겼거나 협업 의사를 밝힌 곳이 전국에 6만4000가구가량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조합 방식이 아닌 신탁 방식으로 정비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업무협약(MOU)을 맺은 규모만 약 2만가구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은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 삼전동 하단 지역의 '다모아 모아타운 통합추진위원회'와 신탁 방식 재개발 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모아타운은 대규모 정비 사업이 어려운 10만㎡ 내 노후 저층 주거지를 하나의 단위로 모아서 대단지 아파트처럼 주택을 공급하는 정책이다.
송파구 삼전동 모아타운 사업은 백제고분로 북측 상단과 남측 하단 지역을 통합해 1만가구 규모 대단지를 조성하는 게 목표다. 다만 상단은 조합 방식, 하단은 신탁 방식으로 각각 사업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하단 지역은 송파구 삼전동 64-1 일대(약 28만㎡)를 일컫는다. 낡은 저층 주택 6421가구가 밀집한 곳이다.
규모가 크다 보니 하단 지역 내에서도 구역이 A·B·C로 나뉜다. 구역별로 노후도가 조금씩 달라 시간차를 두고 인허가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에서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인허가를 빠르게 끝낸 구역이 인근 구역을 기다려야 할 가능성이 높다. 남아미 삼전동 다모아 모아타운 통합추진위원장은 "구역별로 사업 추진에 시간차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주민 간 이해관계를 조율할 수 있는 신탁사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한국토지신탁은 같은 날 서울 양천구 목동 10단지 재건축준비위원회와 재건축 사업 추진을 위한 MOU도 체결했다. 두 곳을 포함해 올해 들어 한국토지신탁이 MOU를 체결한 정비 사업장은 6곳으로 집계됐다.
한국토지신탁이 아예 사업 시행자나 사업 대행자 지위를 획득해 신탁 방식을 확정 지은 사업장은 전국 31곳(3만4185가구 규모)으로 파악됐다. 이 중 올해 들어 지정 고시를 받은 사업장만 4곳(경기 남양주시 다산동 신우가든아파트 재건축, 영등포 1-11구역 재개발, 중랑구 중화동 우성타운 재건축, 강서구 마곡동 신안빌라 재건축 사업 등)이다.
한국토지신탁과 양강 구도인 한국자산신탁도 올해 들어 정비 사업 분야에서 MOU를 속속 체결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9단지, 금천구 시흥동 남서울럭키, 도봉구 창동주공2단지, 영등포구 신길우성1차·대림우성1차, 경기 수원시 원천주공 등 6곳(6209가구)이 대표적이다. 또한 한국자산신탁이 신탁 방식의 재건축·재개발을 추진 중인 곳은 전국 18곳(1만241가구)에 달한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곳은 단연 서울 여의도 시범과 광장아파트 재건축이다. 이외에도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 영등포구 신길우성2차 재건축, 경기 군포시 산본1동 1지구 재개발 사업의 시행자 지위를 갖고 있다.
정부가 최근 신탁 방식 정비 사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다만 신탁 방식은 여전히 초기 단계라 아직 공사를 완성시킨 사업장이 거의 없다. 표준계약서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 신탁사마다 계약 조건이 제각각이기도 하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MOU를 맺으며 신탁업체가 시장을 이끄는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나중에는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며 "주택 시장이 회복 움직임을 보여 사업성이 좋아지면 주민들 사이에서 신탁 방식을 원하지 않는 목소리도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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