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팬덤을 BTS 아미로 미화한 민주당 혁신위 제정신인가 [사설]
BTS 팬덤 아미는 오늘의 BTS를 만든 일등공신이다. BTS를 위해 투표하고, 음반을 사는 것은 물론 BTS 노래 가사를 번역해 언어장벽을 낮췄다. 자선활동에 동참하고 대규모 행사에서도 질서를 유지하고 뒷정리를 하는 등 '선한 영향력'을 위해 노력하는 진화한 팬덤이다.
그런 아미를 정치권은 종종 소환한다. 팬덤정치 옹호를 위해서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은 강성 팬덤의 원인을 '놀이 공간 부족'으로 진단하고 '(강성 지지자들이) 아미가 될 수 있는 공간'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열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을 아미로 미화하고, 이들의 폭력적이고 배타적 행태의 원인을 놀이문화 부족쯤으로 여기는 가벼운 현실 인식이 놀라울 따름이다.
지난 5월에는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BTS보고 아미를 그만두라는 얘기가 가능하겠느냐"고 한 적도 있는데, 아미와 개딸을 동일시하는 것은 큰 착각이다. 아미는 자신들의 행동 때문에 BTS의 이미지가 나빠지지 않도록 신경 쓴다. 다른 팬덤 공격은 금기다. 하지만 개딸은 열성적 지지를 명분으로 자신들의 주장만 수용하라고 압박한다. 상대방에게 문자 폭탄과 욕설도 서슴지 않는다. 아미와 같은 순기능은커녕 정치의 질을 떨어뜨리고 갈등을 조장할 뿐이다. 김 위원장은 새로 만든 당원 홈페이지 '블루웨이브'를 놀이 공간으로 여기는 듯하지만, 이미 이곳은 비방과 조롱·혐오로 얼룩졌다. 민주당은 지난해 의원 워크숍에서 "배타적 팬덤정치와 결별해야 한다"는 총평을 내놨고, 원로들로 구성된 민주당 고문단도 최근 이재명 대표를 향해 "골수 지지층을 상대로만 정치를 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이 대표는 혁신위원회까지 출범시켰지만, 팬덤정치와 절연 없이는 단합과 혁신을 기대하기 힘들다. 정치인은 열성 팬덤만 잡으면 되는 연예인과 달리 국민의 마음을 얻고,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양념'이라고 했던 강성 지지층의 문자 폭탄은 양념이 아닌 폭탄으로 변질된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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