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만나선 못 친다” 첫 상대 9경기 ERA 0.8··· 후반기 페디의 ‘다음 수’에 NC의 성적이 달렸다
NC 외인 투수 에릭 페디(30)의 주 무기는 스위퍼다. 본고장 미국에서도 유행한 지 얼마 안 된 공이다. 페디도 NC 입단 후 봄 전지훈련에서 본격적으로 익혔다. KBO 리그에선 이제껏 보기 힘들었던 공이다.
야구에서 생소함은 강력한 무기다. 그러잖아도 처음 만나는 투수가, 그간 보지 못했던 공을 던지는데 타자들로선 힘겨울 수밖에 없다. 12일 롯데도 그랬다.
페디는 이날 올 시즌 롯데 상대로 처음 등판해 6.1이닝 동안 6삼진을 잡고 안타 4개만 맞으며 1실점으로 호투했다. 1회초 밀어내기로 먼저 1점을 내줬지만, 이후 7회 1사까지 추가 실점하지 않고 마운드를 지켰다. 우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크게 휘어져 나가는 스위퍼로 타자들의 혼을 뺐고, 몸쪽으로 파고드는 체인지업으로 허를 찔렀다. NC는 타선까지 폭발하며 모처럼 11-2 대승을 거뒀다. 페디는 시즌 12승(2패)째를 올렸다. 평균자책점은 1.71로 낮췄다. 모두 리그 1위다. 평균자책점 1점대는 그 혼자다.
페디는 롯데전 승리로 15경기 만에 전 구단 상대 승리를 거두며, 최단 경기 전 구단 상대 승리 타이기록까지 챙겼다. 10개 구단 체제 이후로는 단독 기록이다. 제10 구단 KT 창단 이전인 2017년 KIA 양현종이 15경기 만에 8개 팀 상대로 전 구단 상대 승리를 기록했다.
처음 만나는 페디는 상대 팀에 악몽이다. 마지막 롯데전까지, 페디는 상대 첫 선발 등판 9경기에서 56.1이닝 동안 5점만 내줬다. 피안타도 35개로 막았다. 홈런은 지난달 9일 SSG 상대로 허용한 1개가 전부다. 평균자책점이 0.8, 피안타율은 0.176이다.
첫 만남 이후는 조금 다른 결과가 나왔다.
올 시즌 페디는 KT, 삼성, 한화, LG를 상대로 각각 2차례 등판했다. 키움은 3차례 만났다. 첫 등판을 제외하고 이들 구단을 상대한 6경기에서 페디는 33.1이닝 동안 12점을 내줬다. 피안타는 33개다. 평균자책점이 3.24, 피안타율은 0.254까지 올랐다. 상대 첫 등판 9경기에서 1개 밖에 나오지 않았던 피홈런이 2~3번째 맞대결 6경기에서 5개가 나왔다.
타자들이 그만큼 페디에게 익숙해졌기 때문이라고 확언하기는 어렵다. 표본이 크지 않다. 당일 투타 컨디션 등 다른 요소들도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첫 대결 이후의 기록이 상대적으로 ‘인간적’이라는 점 또한 부인할 수는 없다.
페디 역시 맞대결이 이어지고, 데이터가 쌓일수록 상대 타자들의 대응 능력도 더 높아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체스처럼 다음 수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일례로 지난 5일 페디는 올 시즌 키움과의 3번째 맞대결에서 5이닝 동안 97구를 기록하며 투심(33구)-스위퍼(24구)-체인지업(21구)-커터(19구)를 구사했다. 이전까지 경기와 비교해 스위퍼 비중을 다소 낮추면서 다른 구종들을 다양하게 던졌다.
페디가 KBO 타자들를 상대로 던진 ‘첫수’ 스위퍼는 근래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울 만큼 강력했다. 후반기 들어 페디가 내놓을 그다음 수의 위력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NC의 시즌 성적이 좌우될 수 있다. 이날까지 NC가 기록한 38승(1무 38패) 중 12승을 페디가 책임졌다. 페디의 팀내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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