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누리호 성공 찬양하던 그 의원들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2023. 7. 1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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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인도 그리고 한국. 이들 7개 국가는 1t 이상의 실용적 인공위성 발사 능력을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한국만 없는 것이 있다. 우주 개발을 전담하는 독립적인 정부 기관이 없다.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우주항공청 설립이 첫발을 못 떼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여야 정쟁에 파행을 거듭하면서다. 우주청 설립 법안은 여야의 '네 탓' 공방에 법안 소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과방위 야당 간사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25일 우주항공청 법안 의결을 전제로 전체회의를 여는 것을 합의하라는 여당의 요구는 몰상식하다"고 주장했다. 11일 과방위 여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야당이 회의 일정을 합의해주지 않는다고 비판한 데 대한 반박이다. 과방위가 여야 정쟁으로 제대로 된 회의도 열지 못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4월에는 여당 의원들이 MBC 경영진의 출석을 요구하면서 과방위 전체회의가 취소됐다. 그나마 5월 말 전체회의에서 우주청 법안이 상정되며 법안이 소위로 내려왔다. 그러나 지난달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반쪽짜리' 소위와 전체회의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우주 개발 컨트롤타워를 정쟁으로 발목 잡은 건 부끄러운 정치 수준이다. 불과 두 달 전 누리호 발사 성공에 열광하면서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며 박수를 치고 찬사를 보냈던 의원들은 어디로 갔나.

야당은 여당이 이달 말 우주항공청 법안 의결을 전제로 전체회의를 제안했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진짜 그게 이유라면 이달 말 의결이라는 전제를 없애고 논의부터 시작하자고 역제안하면 된다. 우주청 법안을 검토한 후 보완이 필요하면 소위에서 충분히 논의한 후 전체회의에 올리면 된다.

반세기 전 달 표면에 착륙한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은 "나에게는 첫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라는 말을 남겼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한 도약의 첫걸음이다. 정쟁으로 미래 먹거리의 발목을 잡는 부끄러운 정치는 그만두길 바란다.

[신유경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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