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박정환은 없다···변상일, 7월의 주인공이 될까
신진서 9단과 박정환 9단. 한국 바둑의 원투펀치가 드리우는 짙은 그늘에 가렸던 변상일 9단(26)이 오랜만에 뜰 기회를 잡았다. 7월이 보름 남짓 남은 가운데 변상일에게 더 없이 중요할 두 번의 결승전이 기다리고 있다.
변상일은 17일부터 20일까지 중국 충칭에서 열리는 제14회 춘란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대회 결승 3번기에서 중국 랭킹 5위 리쉬안하오 9단과 우승을 놓고 맞붙는다.
2012년 1월 입단한 변상일은 2021년 국수산맥배 세계프로최강전, 2022년 크라운해태배에서 정상에 오르는 등 국내 대회와 제한 기전에서 통산 5차례 우승을 차지했지만, 메이저 세계대회에서는 이번이 첫 결승이다.
변상일이 결승에 오르는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지난해 3월 열린 춘란배 24강과 16강에서 일본의 이치리키 료 9단과 중국의 구쯔하오 9단을 차례로 꺾었고 12월 8강전에서는 리웨이칭 9단을 상대로 짜릿한 반집승을 챙긴 뒤 4강에서 역시 중국의 강호인 탕웨이싱 9단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서 맞붙는 리쉬안하오는 지난해 겨울 ‘치팅’ 논란으로 의혹에 휩싸였던 기사다. 치팅은 스포츠나 게임에서 하는 부정행위를 뜻한다. 리쉬안하오는 2008년 입단 후 오랜기간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다 지난해 기량이 급성장하더니 커제 9단을 제치고 중국 랭킹 1위에 올랐다. 리쉬안하오는 8강에서 양딩신 9단을 꺾었고 4강에서는 세계 최강 신진서마저 제압하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그런데 신진서와의 대국에서 인공지능(AI) 일치율이 무려 85%나 돼 눈길을 끌었다. 이후 양딩신이 리쉬안하오의 치팅 의혹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며 큰 파문이 일었다.
변상일은 리쉬안하오와 통산 상대전적에서 1승3패로 밀린다. 2018년 10월 첫 번째 만남에서는 이겼지만, 이후 내리 3연패를 당했다. 하지만 생애 첫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을 목전에 두고 쉽게 물러설 수는 없다.
변상일은 춘란배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23일부터 GS칼텍스배 결승 5번기를 시작한다. 변상일은 3년 연속 GS칼텍스배 결승에 올랐지만, 2021년과 2022년은 신진서에게 가로막혀 준우승에 그쳤다.
변상일의 결승 상대는 여자 바둑 최강자 최정 9단이다. 변상일은 최정에게 갚아줄 것이 많다. 지난해 삼성화재배 준결승에서 둘이 대국을 펼쳤는데, 당시 패색이 짙은 변상일이 스스로 뺨을 치는 등 심하게 자책하는 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잡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변상일이 춘란배를 우승하고 돌아온다면 그 기세를 몰아 GS칼텍스배까지 거머쥘 수 있다. 변상일의 최대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는 신진서와 박정환은 조기 탈락해 없다. 변상일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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