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5개월만에 고체연료 ICBM 완성… “美 전역 타격, 레드라인 근접”
한미 당국은 4월 13일 첫 시험발사 90일 만인 12일 평양 일대에서 쏜 화성-18형은 “비행 제원상 북한의 역대 최강 ICBM”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고체연료의 종류와 엔진 노즐부 소재 등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고체 ICBM 기술이 축적된 것으로 한미 당국은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괴물 ICBM(화성-17형 액체연료 ICBM)’이 열병식 공개 후 25개월 만에 시험발사에 성공한 것과 비교해 화성-18형은 그 기간이 5개월로 5분의 1 수준”이라며 “두 차례 시험 만에 고체 ICBM의 주요 기술을 검증한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속도의 진전”이라고 말했다.
● 北 ICBM 중 최고 정점고도
북한은 전날(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화성-18형 시험발사가 성공했다면서 12분가량의 동영상과 17장의 사진을 13일 공개했다. 이번에도 4월 첫 시험발사 때처럼 1단 추진체는 ‘표준탄도비행방식(정상각도)’, 2·3단 추진체는 고각으로 쐈다.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이용한 ‘콜드론치(냉발사체계)’ 방식도 동일했다.
하지만 추력을 조절해 비행거리(약 1000km)와 정점고도(2000km대 초반)를 줄여 쐈던 4월과 달리 이번엔 “최대 출력(추력)”으로 발사해 역대 최장 비행시간(74분 51초)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최고 정점고도(6648.4km)를 기록했다. 단 분리 후 최종 탄두부에 장착된 카메라가 우주공간에서 촬영한 지구의 크기도 4월 발사 때보다 훨씬 작았다. 정상 각도로 쐈다면 1만 5000km 이상을 날아가 미 본토 어디든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장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첫 발사 때는 ‘시간지연 분리 시동방식’으로 미사일의 최고속도를 줄인 후 2단 로켓을 점화했지만, 이번엔 시간 지연없이 미사일 속도를 유지한 채로 2단 로켓을 점화했다”고 말했다.
발사 명령 수십초 만에 미 본토 전역으로 향할 수 있는 고체 ICBM의 최대 성능을 실증했다는 의미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1차 발사 때와 달리 탄두부 좌우 측에 장착된 안테나는 (화성-18형의) 최대 성능 도달 시 데이터를 수집하려 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발사 당시 1단 엔진부에서 분사된 붉은 빛의 화염은 질산에스테르 계열의 고성능 추진제로 고체연료를 만든 정황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70분 이상 비행에 성공한 점에서 엔진 노즐부 등 주요 부위에 내열성이 강한 고성능 복합재가 사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 군 “재진입·다탄두 기술 완성 주력할 듯”
북한은 이번에도 고각 발사로 ICBM의 ‘최종 관문’인 재진입 기술은 입증하지 못했다. 향후 정상각도 발사로 재진입 기술을 검증하는 한편 러시아의 야르스(RS-24)급 다탄두 기술을 화성-18형에 접목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군 당국자는 “ 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동시 기습 핵타격’ 능력을 갖춰야 미국의 확장억제를 무력화하고, 백악관을 협상장으로 끌어낼수 있다고 김정은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이번 도발이 북한이 전승절이라고 주장하는 정전협정일(27일)과 18일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개최를 앞두고 반미 분위기 고조를 통한 내부 결속과 정찰위성 발사 실패 만회를 위해 치밀히 계획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군 소식통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미 정찰기 동해 배타적경제수역(EEZ) ‘침범’ 시비와 격추 위협도 이같은 계획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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