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최고’ 8언더파로 첫날 선두 나선 신인 고지원 “언니 우승에 열정 불타올라”
“언니가 우승하는 걸 보니 열정이 불타올랐어요.”
신인 고지원(19)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전반기 마지막 대회 에버콜라겐 더 시에나 퀸즈크라운(총상금 8억원) 첫날 8언더파 64타를 몰아치고 단독선두로 출발했다. 2위 이정민(5언더파 67타)에 3타차로 앞선 고지원이 우승하면 2주전 맥콜 모나 용평오픈에서 데뷔 첫승을 거둔 언니 고지우(21)에 이어 KLPGA 사상 첫 자매우승 기록을 쓰게 된다.
제주가 고향인 고지원은 13일 제주도 제주시 더 시에나(파72·6470야드)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는 완벽한 경기력을 발휘했다. 3번홀(파4) 4번홀(파5) 연속 버디와 7번홀(파4), 9번홀(파3) 버디로 전반에만 4언더파를 친 고지원은 12번홀(파3)과 14번홀(파4), 15번홀(파5) 연속 버디, 그리고 마지막 18번홀(파4) 버디로 후반에도 4타를 더 줄였다.
“이전까지 7언더파만 꽤 많이 쳤는데, 오늘 라이프 베스트 스코어를 새로 썼다”며 기뻐한 고지원은 “그동안 샷은 좋지만 퍼트가 안 따라줬는데, 오늘은 퍼트까지 잘 됐다”고 말했다.
드림투어(2부)를 거쳐 올 시즌 정규투어에 뛰어든 고지원은 올시즌 14개 대회에서 8차례 컷통과 했지만 한 번도 톱10에 오른 적은 없었다. 최근에는 3개 대회 연속 컷탈락을 포함해 5개 대회에서 4차례나 본선진출에 실패하는 등 난조에 빠졌었다. 용평오픈에서는 컷탈락 하고 일찍 철수하는 바람에 언니가 우승하는 순간도 함께 하지 못했다.
고지원은 “지난주에 코치님이 원포인트 레슨으로 ‘퍼트 스트로크를 찍는 경향이 있으니 신경쓰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 부분이 잘 됐다”며 “아직 사흘이나 남았으니, 선두라는 생각 없이 평소처럼 실수없이 또박또박 치겠다”고 다짐했다.
친구들인 방신실, 김민별은 그에게 언니 만큼 큰 자극제가 되고 있다. 황유민과 ‘루키 3인방’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두 친구들에 대해 “신실이, 민별이와 친하기도 하고 어릴 적부터 잘 하는 선수들이라 신경 안 쓰려고 했지만 최근엔 나도 거기에 끼고 싶다는 의욕이 생겼다. 후반기에는 ‘루키 4인방’ 소리를 듣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12월 베트남에서 2023 시즌 대회로 앞당겨 치른 PLK 퍼시픽링스 코리아 챔피언십에서 통산 10승을 거둔 이정민은 전반에만 버디 5개를 기록한 이후 후반에는 강풍에 영향을 받으며 전부 파로 마쳐 더 이상 선두를 압박하지 못했다.
US여자오픈 참가 직후 출전한 이소미는 4언더파 68타로 박지영 등과 7명의 공동 3위 그룹에 들었으나 박민지는 4오버파 76타(공동 106위)로 부진했다. 슈퍼루키 방신실은 3언더파 69타, 공동 10위로 출발했다.
제주 |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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