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새 축구 3배·테니스 9배…판 커진 스포츠 시장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3. 7. 1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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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 스포츠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가장 큰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오히려 이 기간 많은 사람이 다양한 스포츠 활동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 특히 팬데믹 기간 시장이 급성장한 골프와 함께 축구, 테니스 종목에 여성과 2030세대가 몰리며 최근 급격한 성장을 이끌고 있다.

BC카드가 2019년부터 2023년 상반기(1~6월) 스포츠 업종 이용 고객 158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스포츠 업종 결제금액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동기와 비교해 27%나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전체 스포츠 업종의 성장세를 이끄는 종목은 골프와 축구, 테니스였다.

세 종목의 매출 증가를 이끈 건 여성과 2030세대다. 특히 2030 여성 고객이 의류와 장비 등을 구매하는 데 많은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상현 BC카드 부사장은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외부 활동이 증가하면서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려는 니즈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진입장벽이 낮고 일상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종목이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스포츠 산업 트렌드 변화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춤해도 여전한 골프 파워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2020년부터 급성장한 골프는 지난해 정점을 찍었다. 2019년 동기보다 골프 관련 업종 매출액이 54%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해외여행이 풀리고 다양한 스포츠 종목을 할 기회가 늘면서 골프 인구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결제금액이 7% 하락했다. 하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골프 시장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43%나 증가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많은 MZ세대가 골프에서 이탈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대부분이 골프를 즐기고 있다"며 "골프는 스포츠에서 여전히 막강한 시장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을 볼 때 골프는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에는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9배 늘어난 테니스

지난해 뜨겁게 달궈졌던 테니스의 인기는 올해도 변함없었다.

올해 상반기 테니스 관련 업종 매출은 2019년 동기와 비교해 9배나 성장했고 지난해 동기보다도 28%나 증가하며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니스의 인기로 골프 의류처럼 고급스러우면서 활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테니스 의류 시장도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테니스 인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테린이'를 해시태그로 한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약 45만개로 1년 전보다 20만개 이상 늘어났다. 특히 골프에 푹 빠졌던 여성과 대학생, 2030세대의 유입이 인상적이다.

한 수도권 대학 테니스 동아리 회장은 "4년 전까지만 해도 체육 전공의 학생이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미대와 음대, 공대 등 다른 전공을 하는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만큼 달라진 테니스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배나 커진 축구 시장

코로나19 관련 규제가 가장 심했던 2020년에 결제금액 감소폭이 가장 컸던 종목 중 하나가 축구다. 2020년 결제금액이 2019년 동기보다 13% 감소하며 타격이 가장 컸다. 하지만 2021년과 지난해 상반기에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5%, 51%, 올해 상반기에 50% 증가하며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보다 시장 규모가 3배나 커졌다.

주목할 점은 여성 축구인의 증가다. 2019년까지만 해도 축구장과 풋살장을 사용하는 건 남성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올해 서울에 있는 한 풋살장의 경우 평일 저녁 전체 8개 구장 중 절반을 여성 고객이 사용할 정도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주요 브랜드 축구화와 풋살화의 경우 230~250 사이즈를 구하기 어려운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고 나이키와 푸마 등 주요 축구 용품 브랜드는 여성 전용 유니폼과 여성 축구화를 내놓기도 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최근 2030 여성들이 축구계 큰손이 됐다. 여성 축구인들을 잡기 위해 축구 대회와 여성 풋살 대회 등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면 '여성 축구 열풍'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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