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까'페] '부실' 새마을금고 합병에 또 긴장…감독권 이관 법안 발의

오서영 기자 2023. 7. 1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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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새마을금고에 붙은 흡수합병 관련 공고문 (사진=SBS Biz)]

오늘(13일) 오전 서울의 한 새마을금고 A본점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인근 새마을금고 B본점의 흡수합병이 의결됐습니다.

앞서 B금고는 1천500억원 규모의 부당 대출이 파산 위기를 불러왔습니다.

자산 규모에 육박하는 수준의 부당 대출로 이 금고는 이달 말까지 전산 통합 등 인근 금고와 합병 절차를 밟습니다.

'대출 부실' 새마을금고 줄줄이 합병…경기도 이어 서울까지
앞서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새마을금고도 600억원 규모로 나간 대출 일부가 부실화하면서 오는 22일 해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어 서울의 B금고도 대출 부실로 인해 이달 말 해산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다만 금고 지점이 문을 닫고 이사하는 것은 아니라, 간판 이름만 갈아 끼우는 식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새로운 지점에 가서 거래하는 불편은 겪지 않아도 됩니다.

지난 10일 행정안전부는 "새마을금고는 특정 금고 건전성에 우려가 있을 경우 자산과 부채를 우량 금고로 이전하여 5천만원 초과 예금도 전액 보장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이번 B금고를 흡수합병하는 A금고도 현재 6월 말 기준 연체율이 5%를 넘었습니다. 지난해 말 연체율은 8% 수준이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1천293개 금고 중 연체율이 10%를 넘는 곳은 45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게다가 새마을금고 공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자산건전성 4·5등급으로 지점 폐쇄 등 중앙회로부터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받은 금고는 전국적으로 쏟아지고 있습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부실이 있었던 경기도 금고 같은 경우 600억원이나 되는 큰돈을 현장 확인도 한번 없이 대출해 줬기 때문에 이렇게 부실화가 됐다"며 "행안부가 지방을 관리하기 때문에 계속 욕심을 내고 관리하려고 하는데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국회, 감독권 체계 개편 논의 불붙어…"밥그릇 싸움 안 돼"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새마을금고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형석 의원, 강병원 의원, 홍성국 의원. (출처=의원실)]

이날 오전 국회에서는 새마을금고 감독 권한을 금융당국으로 이관하는 내용의 새마을금고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야당 간사인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법안을 대표 발의하며 "새마을금고의 회계 결산사항을 법률로 상향시키고, 신용사업뿐만 아니라 공제사업에 대해서도 금융위원회의 직접 감독과 명령이 가능하도록 명확히 규정해 감독권을 기존 행정안전부에서 금융위원회로 이관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금감원의 독자 검사도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새마을금고의 자산 및 사업 규모가 5대 시중은행에 버금가는 만큼, 국민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엄격하게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강 의원은 이번 개정안의 발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다만, 새마을금고 설립 취지를 살려 지역 금고 특성에 맞는 업무들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환원 등 경제사업과 금고 신규 설립 인허가 권한은 행안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에 현행대로 존치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후 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행정안전부에 (새마을금고 관리) 인원은 14명이 있는데 업무 분장표를 보면 (실질적 관리) 직원은 4명"이라면서 "행안부가 (새마을금고를) 부처 밥그릇으로 인식하는 건 행안위에서 막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한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같은 당 홍성국 의원도 "그동안 상호금융이 동일한 기준으로 건전성과 자산 규제를 받고 있었는데 새마을금고만 완전 예외였다"며 "금융위나 금감원이 업무 영역을 바꾸는 것에 조심스러울지 모르겠지만 모든 금융기관이 금융당국의 공통된 지배를 받는 완결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금감원장 "이관 논의 눈여겨봐"…금융위 입장은 '난색(難色)' 아닌 '무색(無色)'?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화생명 상생금융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이복현 금감원장도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화생명 상생금융협약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새마을금고 감독 권한 이관에 관한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복현 원장은 "국회에서 논의되는 상황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금감원이 검토한 자료 등을 의원에게 보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금융위원회 내부에서는 아직 감독 권한 이관에 관해서 공식적으로 논의되지 않고 있습니다.

금융위 관계자에 따르면 국회에서 법안이 발의되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수준이며, 감독원 이관에 대해 '난색'인 상황은 아니라고 전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무색'이라는 겁니다. 

현재 새마을금고중앙회에는 행안부·금융위·기재부·한은·금감원·예보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범정부 새마을금고 실무 지원단'이 상주해 예금 인출 사태 안정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 예금의 비과세 혜택은 내일(14일)까지 재예치를 신청해야 최초 가입한 계좌와 동일한 적용 이율, 만기, 금액, 비과세 등이 적용됩니다.

이번 예수금 이탈 사태가 진정되면 다음 달부터는 미뤄졌던 30개 부실 금고 특별검사가 재추진되고, 발의된 개정안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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