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깊은 잠을 못잘까?

김근정 2023. 7. 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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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설치는 장마철, 깊은 잠으로 수면의 질 높여야
신체 회복을 위해서는 많이 자는 것보다 깊은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 중요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잠은 우리 일생의 4분의 1, 많게는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삶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사는데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의 신체는 잠을 통해 낮에 쌓인 피로를 없애고 기운을 회복한다. 하지만 얼마나 잘 자는지는 개인차가 있다. 특히 요즘 같은 장마철에 잠을 설쳐 피곤하다는 사람들이 유독 많다. 질이 낮은 수면은 심장 등 신체 건강을 위협할 뿐 아니라 우울증이 생기는 등 정신적인 타격을 줄 수 있어 위험하다. 그렇다면 개인마다 수면의 깊이에 차이가 있는 이유는 뭘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러한 차이가 생기는 원인을 딱 잘라 한 가지로 말하기 어렵다. 데이비드 노이바우어 존스홉킨스 수면장애센터 부소장은 "어떤 사람은 얕은 잠을 자고 어떤 사람은 깊은 잠을 자는 이유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면서 "유전적 영향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하루를 주기로 신체 각성의 정도가 강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불규칙한 수면 스케줄, 취침 전 많은 양의 음주, 약물, 카페인 등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같은 수면 장애를 유발하는 질환도 깊은 잠을 방해한다. 장마철에는 햇빛이 줄어 수면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멜라토닌 분비가 늘고 이에 낮잠 등으로 생활 리듬이 깨지면서 수면의 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과거 수면 중 뇌파 활동의 차이가 깊은 수면의 질을 좌우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미국 건강정보매체 '에브리데이헬스'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사실 시끄러운 소리나 다른 이유로 자꾸 깬다고 해서 무조건 필요한 잠을 자지 못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전했다. 에릭 랜드니스 워싱턴의대 신경학 및 수면의학 조교수는 "수면을 취할 때의 상황보다는 잠에서 깨어났을 때 편안해진 느낌을 받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라면서 "이는 필요한 만큼의 깊은 수면을 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사실 스스로 깊은 잠을 잔다고 느끼는 사람도 매일 밤 깊은 잠과 얕은 잠을 반복한다. 보통 우리가 잠이 들면 약 90분을 주기로 렘(REM)수면과 비렘(NREM)수면을 번갈아 경험한다.

미국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비렘수면은 보통 3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각성과 수면의 중간 단계로 잠에서 깰 가능성이 가장 높다. 전체 수면 시간에서 2~5% 정도를 차지한다. 2단계부터 호흡과 심박수가 느려지고 체온이 떨어지면서 깊은 잠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수면 시간의 절반가량에 해당하며 이 역시 얕은 수면으로 구분한다. 3단계는 가장 깊고 회복력이 높은 단계로 호흡이 더욱 느려지고 근육이 이완되며 조직의 성장과 회복이 이뤄진다. 그 후에 렘수면이 시작되는데 안구 운동이 빠르고 뇌 활동이나 심박수, 혈압이 깨어 있는 상태와 비슷하다. 렘수면은 뇌가 활성화돼 꿈을 많이 꾸며 기억을 통합하는 중요한 단계이기도 하다.

문제는 각 단계의 비율이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많이 자더라도 잠을 나눠서 자면 적절한 주기를 반복하지 못해 오히려 더 피곤할 수도 있다. 이는 깊은 잠을 자는데 규칙적인 취침 및 기상시간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외에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에 따르면 △꾸준한 스트레스 관리 △자기 전 음주 및 과식 금지 △TV 등 전자기기 멀리하기 △안대 착용 △ 소음 차단 귀마개 사용 등도 수면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켁의과대 라즈쿠마르 다스굽타 박사는 주말이라고 늦잠을 자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깊은 잠을 자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잠들기 전 과식은 소화기관 활동량 증가에 따라 멜라토닌 분비량 감소로 이어져 숙면을 방해한다. 음주나 카페인이 들어있는 커피, 초콜릿, 콜라 등도 각성효과가 있어 좋지 않다.

요즘처럼 무더운 장마철에는 편안하게 잘 수 있는 쾌적한 실내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실내 온도는 24~26도, 습도는 50~60% 정도가 좋다. 날이 개면 잠깐이라도 햇볕을 쬐거나 너무 늦지 않은 시간에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근정 기자 (luna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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