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성폭행한 새 남편 묵인…‘청주 중학생 사건’ 친모 법정구속

지난 2021년 5월 숨진 중학생을 추모하는 꽃과 쪽지글이 숨진 학생의 아파트 화단에 놓여있다. 오윤주 기자

의붓아버지의 거듭된 성폭력·아동학대 등을 고민하다 숨진 ‘청주 중학생 사건’의 친모가 딸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은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법정 구속됐다.

청주지법 형사2단독(부장 안재훈)은 13일 의붓아버지의 성폭행 등을 고민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딸을 보호하지 않은 혐의로 친모 ㄱ(55)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아동학대치료 프로그램 120시간 이수, 아동관련 기관 취업 제한 5년 등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보호자로서 피해 아동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고, 수사기관의 수사를 방해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범행을 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ㄱ씨는 딸이 재혼한 남편한테 성폭행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등 고통 속에 지내는데도 딸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는 등 양육을 소홀히 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조사를 받아왔다. 하지만 ㄱ씨는 재판에서 범행을 부인했다.

지난 2021년 8월 청주 성안길에서 열린 청주 중학생 사망 100일 추모제. 오윤주 기자

앞서 지난 2021년 5월12일 오후 5시10분께 ㄱ씨의 딸 ㄴ양과 친구 ㄷ양은 청주시 오창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ㄱ양 등이 의붓아버지 ㄹ씨(56)한테서 성폭행·학대 등을 당해 고민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을 확인하고 ㄹ씨를 구속했으며, ㄹ씨는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강간치상죄 등으로 징역 25년이 확정됐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