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다가오는데 무방비 상태인 부산 송도…“하늘에 맡겨야 하나”

박채오 기자 권영지 기자 2023. 7. 1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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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송도 힐스테이 이진베이시티 아파트에서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가 발생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태풍대비책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사에서는 당장의 태풍피해를 줄이기 위해 자체적으로 '옹벽'을 건설하고 있지만 입주민들은 여전히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해당 옹벽은 방재호안 건설이 늦어지자 시행사가 당장의 태풍피해라도 줄여보기 위해 건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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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제11호 태풍 '힌남노' 당시 파손된 부산 서구 암남동 송도해수욕장 인근 도로. (독자 이재찬씨 제공)

(부산=뉴스1) 박채오 권영지 기자 = 부산 송도 힐스테이 이진베이시티 아파트에서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가 발생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태풍대비책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사에서는 당장의 태풍피해를 줄이기 위해 자체적으로 '옹벽'을 건설하고 있지만 입주민들은 여전히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13일 오후 찾은 부산 송도해수욕장과 인접해 있는 송도 힐스테이트 이진베이시티 아파트 앞에는 높이 약 1.5m, 길이 120m의 옹벽이 건설되고 있었다.

해당 옹벽은 방재호안 건설이 늦어지자 시행사가 당장의 태풍피해라도 줄여보기 위해 건설 중이다. 실제 송도 이진베이시티 아파트에서는 지난해 힌남노로 인해 180억원(입주민 추산)의 피해가 발생했다.

송도해수욕장 인근은 상습침수지역이지만, 아파트 앞에 파도를 막아 줄 방재호안을 설치하는 조건으로 승인을 받았다.

관할 구청인 서구청은 준공 전 사후 환경영향평가에서 태풍 대비가 충분한 것으로 판단해 입주허가를 내렸으나 준공 4개월만에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었다.

이후 서구청은 물론 한덕수 국무총리도 현장을 찾아 조속한 대비책 마련을 약속했다. 실제 서구청에서는 이안제 설치 예산으로 약 24억원을 책정하기도 했다. 이안제는 해면측에 해안선과 평행으로 설치하는 방파제를 말한다.

하지만 '복잡한 행정절차'로 인해 아직까지 사업은 시작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은 지금 예산이 있다고 올해부터 당장 이안제를 올려달라고 하지만, 이를 설치하려면 각종 사전 행정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이번 태풍 이전에 조금이라도 공사를 수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제2 방재호안 설치도 마찬가지다. 방재호안은 행정안전부와 부산시 소관 사업으로 지난 6월 투자적격심사가 끝났지만, 아직 각종 심의가 남아있고 9월 2차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돼야 올해 안에 설계를 끝내고 내년부터 사업 착공에 들어갈 수 있다.

이 때문에 입주민들은 태풍의 이동경로나 피해 규모 등을 하늘에 맡겨야만 한다고 토로한다.

아파트 입주민 대표 A씨는 "당장 태풍이 오면 방법이 없는 상태다. 시행사에서 옹벽을 짓고 있다는데, (옹벽도)임시방편이지 태풍을 버티기엔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과 시행사가 자체적으로 옹벽과 차수판 설치를 하고 있지만, 빨리 방재호안과 이안제가 설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0z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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