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적인 간호조무사 학력제한 반드시 폐지하겠다"
(지디넷코리아=조민규 기자)대한간호조무사협회(이하 간무협)는 13일 창립5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간호조무사의 응시자격 학력제한 폐지, 처우개선 등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곽지연 간무협 회장은 “국민 건강을 위해 헌신하고 있지만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 채 열악한 근로환경과 저임금에 눈물짓는 간호조무사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고졸-학원 출신이라는 사회적 낙인과 차별의 굴레에 갇혀 있는 현실이 가슴 저미게 아프고 분통이 터진다”며 “더 나은 삶을 희망하는 86만 간호조무사의 열망을 하나로 모아 100년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곽 회장은 우선 간호조무사 시험 응시자격의 학력제한을 반드시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응시자격을 특성화고 졸업자로 제한한 의료법 80조1항1호는 위헌이다. 헌법재판소도 기본권 침해라며 위헌성을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직업도 자격을 고졸로 제한한 사례가 없다. 초고령시대 간호의 질 향상을 위해서라도 간호조무사 전문대 양성이 필요하고, 지금도 고등교육법에 의거해 전문대에 간호조무과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지만 전문대 간호조무과 졸업생에게 시험응시자격을 주지 않고 있다”라며 “해당 조항을 ‘특성화고 간호관련 학과 졸업자 또는 그 이상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로 개정하면 된다. 간호조무사 전문대 양성의 길을 열어 100년 미래로 나아가는 주춧돌을 놓겠다”고 강조했다.
간호인력으로의 역할 확대도 강조했다. 곽 회장은 “방문간호 간호조무사가 초고령시대 어르신과 장애인, 퇴원환자를 위한 방문간호인력으로, 만성질환자 건강관리에서 케어코디네이터로, 국민의 간병부담을 해결할 수 있도록 간호간병서비스 제공인력으로 국민 곁에 더 가까이 가겠다”고 말했다.
노인들은 요양시설과 집에서도 의료-간호-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하며, 방문간호가 필요한 퇴원환자와 장애인들도 통합적인 방문간호 서비스를 받을수 있도록 간호조무사가 나서겠다는 것이다.
특히 간호간병서비스 제공인력으로 국민곁에 더 가까이 가겠다며 더 많은 간호조무사를 배치해 환자에게 간호간병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인력기준 1 대 40을 폐지하고, 1 대 20은 물론 1 대 10까지 신설을 추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간호조무사협회는 간호인력으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나서겠다고 밝혔다. 곽 회장은 “지난해 동네의원 32%가 근로계약서를 교부받지 못했고, 47%는 임금명세서를 받지 못했다”며 “동네의원 간호조무사를 위한 '근로계약서 임금명세서 꼭 주고받기 캠페인 진행 및 신고센터 운영을 통해 법적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일부 의료기관에서 명찰에 ‘간호조무사’라고 표기하지 못하고 ‘업무지원직’ 등 무자격자와 같은 취급을 받는 등 유령인간 취급을 당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곽지연 회장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간호조무사 정원이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과 같이 규모가 튼 대학병원일수록 더 심하다”라며 “그나마 간호간병통합병동에서만 간호조무사 정원이 확보돼 있는데 법으로 정원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의료취약지 근무 간호인력을 위한 처우개선비 예산 확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그는 “농어촌 의료취약지는 필수의료가 부재하고, 민간의료기관이 국가를 대신해 지역주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공공의료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근로환경과 처우가 열악하여 간호인력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다”라며 “의료취약지의 군(郡)단위 의료기관의 간호인력에 처우개선비를 지원함으로써 간호인력난을 해결하고, 양질의 간호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간호조무사의 사회‧정치적 힘을 키우기 위해 협회와 노동조합 양 날개로 100년 미래를 열어 가겠다고 밝혔다.
곽 회장은 지난해 한국간호조무사노동조합이 설립됐고, 13개 시도지부 설립도 완료했다“며 ”이제 본격적으로 조합원 가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노조가 활성화되고 자리잡게 되면 단체교섭 등을 통한 간호조무사 노동권익 향상을 위한 활동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4년 국회의원 총선에 대비해 ‘간호조무사 우리도 정치하자’라는 슬로건으로 총선대책본부를 발족하고 1인1정당 가입운동을 본격 추진한다“라며 ”14개 보건복지의료연대와 함께 공동 총선기획단을 구성해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민규 기자(kioo@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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