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나는 담배 그만! 주목받는 전자담배
뉴질랜드 정부는 지난 2021년 “2025년까지 담배를 완전히 종식시키겠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의 제목이 ‘Smoke Free 뉴질랜드’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니코틴으로부터의 free(자유)가 아니라 Smoke(연기)로부터 자유로운 뉴질랜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연기를 내뿜는 대표적인 제품이 연초다. 뉴질랜드는 2025년까지 연기를 피우는 담배를 종식시키기 위해 몇 가지 전략을 세웠다. 그중 하나가 연초(궐련)를 아주 매력 없는 제품으로 바꾸는 방안이다. 예를 들어 기존 담배의 니코틴 함량을 최하 수준으로 낮춘다.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우는 이유는 니코틴 때문인데, 기존 담배에서 니코틴 함량을 낮춰 버리면 흡연자들은 풀냄새만 나고.독성물질인 타르만 마시는 꼴이 된다. 그러면 흡연자들도 자연히 ‘맛없는 담배’를 멀리하게 될 것이라는 게 뉴질랜드 정부의 판단이다.
뉴질랜드 정부는 포장도 단순화한다. 우리나라도 담뱃갑 포장을 보면 경고그림이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기본적인 포장이 예쁘다. 이에 뉴질랜드 정부는 단순·투박하게 이름만 들어가도록 포장을 바꿀 계획이다.
뉴질랜드 정부는 ‘가장 덜 해로운 제품으로 스위칭하도록 돕는다’는 전략도 세웠다. 연초가 가장 해로운 만큼 연초보다 덜 해로운 제품으로 바꾸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그러면서 주목되는 것이 ‘액상형 전자담배( vaping)’다.
뉴질랜드 외에 영국도 전자담배 같은 비연소 제품을 금연정책에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영국 규제당국은 일반담배 흡연자의 전자담배 전환을 유도하는 금연 캠페인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영국 흡연율은 2011년 19.8%에서 2019년 14.1%로 감소했다. 액상형 전자담배가 금연을 이끄는 비율이 100명당 9명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이는 니코틴 패치가 6명, 행동치료(금연상담)가 4명인 것에 비해 높은 수치다.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한 인후통. 입안자극감, 두통, 기침 등 일부에서 부작용이 보고됐지만 이러한 부작용도 시간이 지나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는 환경오염에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해양구조단이 전국 32곳의 해양쓰레기를 수거한 결과 1위는 담배꽁초였다.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플라스틱 빨대는 해양쓰레기의 약 0.02%에 불과하고, 담배꽁초가 전체의 21%로 가장 많았다. 비닐봉지와 스티로폼이 그다음이다. 해양 환경오염 문제와 관련해서도 담배꽁초가 이슈로 떠오른 것이 현실이다.
특히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문제인 가운데 담배꽁초의 필터가 분해되는데 수백년이 걸리고, 그 필터로 인해 하수구가 막히거나 물의 흐름이 저하되기도 한다. 분해가 되더라도 마이크로 플라스틱은 인간의 몸에 흡수돼 각종 질환을 일으킬 우려가 크다. 결국 연초는 개인에게도 해로울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위해 요소다.
이에 따라 전자담배가 주목받고 있다. KT&G도 전자담배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해외 진출국을 늘리고 있다. 유해성과 냄새 피해 등에 국내 담배시장의 무게 중심이 연초담배에서 전자담배로 이동하자 적극적인 투자로 ‘국내 담배시장 1위’의 지위를 공고히 하면서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 김민희 이노포그 대표는 “담배는 해로운 것이다. 따라서 끊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끊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최소한 전자담배와 연초담배의 안전성 문제나 장단점에 대한 논의는 이뤄져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와 액상형 전자담배의 차이점 등 흡연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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