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공모가 ‘홈런’ 버넥트, ‘선방’ 파로스아이바이오
17~18일 일반청약, 26일 코스닥 상장
파로스아이바이오는 희망 공모가 유지
상장일 가격제한폭 완화 조치 이후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중소형 공모주들이 줄줄이 흥행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코스닥 상장에 도전하는 버넥트와 파로스아이바이오도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버넥트는 희망 가격 범위 상단을 초과한 금액에 공모가를 확정했고, 파로스아이바이오는 희망가 하단에 안착하며 바이오주 흥행 참패의 고리를 끊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확장현실(XR) 기술 기업 버넥트는 10~11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결과 희망 가격 범위(1만 1500~1만 3600원) 최상단보다 약 17.6% 높은 1만 6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고 공시했다. 총 공모 금액은 약 307억 원,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1739억 원이다. 당초 희망가 하단 기준 약 184억 원을 공모할 것이라는 계획과 비교하면 모집 금액이 약 67% 늘어나 향후 운영자금을 여유있게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총 1930개 기관이 참여해 1824.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참여 기관의 96.58%(1864곳)가 상단가를 초과해 주문을 써냈다. 다만 의무 보유 기간을 설정한 기관투자가가 전체의 8.4%에 불과하고 상장일 유통 가능 주식 비중이 35.52%로 낮지 않다는 점은 투자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버넥트는 상장주관사인 대신증권(003540)을 통해 17~18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 뒤 26일 코스닥에 데뷔할 예정이다.
2016년 설립된 버넥트는 산업용 XR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버넥트의 원천 기술인 ‘트랙’은 0.03초 미만의 처리 속도를 자랑해 산업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실시간 작업을 가능하게 한다. 고객사들은 버넥트 XR 솔루션을 통해 소속 작업자들의 가상훈련도 실시할 수 있다. 지난해 14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수주 확대를 통해 내년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모 후 주식수 기준 최대주주인 하태진 버넥트 대표이사(지분율 35.88%)에 이어 한화(000880)(8.25%)가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화는 2021년 말 100억 원을 투자해 버넥트 지분을 확보했다. 버넥트의 주요 고객사가 한화정밀기계, 한화시스템(272210) 등 한화 계열사인 만큼 한화 그룹과의 시너지 효과가 강화될 것이란 평가다. 3대 주주는 산업은행(6.86%)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개발 기업 파로스아이바이오도 10~11일 기관투자가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국내외 기관 953곳(경쟁률 303.3 대 1)이 참여해 희망 가격 범위(1만 4000~1만 8000원) 하단인 1만 4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참여 기관 중 하단가에 주문을 써낸 곳이 43.34%(413곳)였다. 반면 상단가 이상에 물량 배정을 희망한 곳도 37.36%(356곳)나 됐다. 파로스아이바이오 관계자는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자본시장 속에서 주주친화적 공모가로 결정해 향후 성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증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상장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17~18일 일반 청약을 받고 2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파로스아이바이오의 수요예측 결과는 앞선 바이오 기업들의 성적과 비교하면 준수한 편이다. 지난달 초 백신 개발 기업 큐라티스(348080)와 체외진단 의료기기 개발 기업 프로테옴텍(303360)은 모두 희망가 하단보다 낮은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최대 조달 목표액과 비교하면 두 기업 모두 절반 가량 모집액이 줄어들었다. 수요예측 참여 기관수도 각각 435곳, 577곳으로 인기가 저조했다. 바이오 기업이 희망 공모가 범위 내에서 공모가를 확정한 건 지난 4월 에스바이오메딕스(304360) 이후 3달 만이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2016년 설립된 AI 플랫폼 기반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이다. 총 9개의 모듈로 구성된 자체 AI 플랫폼 ‘케미버스’를 신약개발 과정에서 활용해 새로운 적응증을 발견하고 신규 후보물질을 도출해 연구비용과 기간을 크게 감소시켰다.
급성골수성백혈병과 재발성 난소암 치료제인 ‘PHI101’이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현재 다국적 임상 1상이 진행중이다. PHI201은 지난해 개발 초기단계에서 유한양행(000100)과 공동연구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5년 조기 상용화가 목표다. 올해까지는 적자가 불가피하지만 2025년 매출 551억 원, 영업이익은 229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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