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 “고려대 축제 귀찮아져, 집에 가고팠는데” 울컥
가수 겸 배우 엄정화가 고려대 축제 무대에서의 감동을 떠올렸다.
12일 유튜브 채널 ‘엄정화TV’에는 ‘언니가 직접 해주는 ‘닥터 차정숙’ 이야기’ 영상이 올라왔다.
이날 제작진은 “배우가 배역의 이름으로 불릴 때 진짜 그 드라마가 성공한 거라는 이야기가 있다. 고대 축제에서 ‘차정숙’이라고 불리는 짤을 봤다. 기분이 어땠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엄정화는 “사실 그 무대 오르기 전에 집에 가고 싶었다. 얘네가 내 노래를 알까 싶었다. 그런 떼창은 상상하지 못했다. 내가 20대 때 불렀던 노래다. 과연 고대 학생들이 어떻게 반응할까 생각했다”며 “무대 올라가기 직전에 갑자기 기운이 다 빠지면서 귀찮아지는 느낌이랄까. ‘내가 굳이 왜 머릴 땋고 여기 왔지’ 생각이 들었다. 집에 가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그런데 “막상 무대에 올라갔는데 온통 빨갛고 애들이 꽉 찼더라. 갑자기 없던 기운이 확 생겼다”면서 “이어 모니터를 끼고 있고, 스피커가 바깥쪽으로 향해있어서 친구들 반응을 제대로 못 들었다. 물론 나가니까 환호를 해줘서 너무 깜짝 놀라고 에너지를 200% 받았다. 노래를 시작하니까 목소리는 안 들리는데 다들 춤을 추고 있더라. 너무 좋아해서 나도 기분 좋았다. 좀 전까지 집에 가고 싶었던 사람인데 너무 행복했다. 기운이 펄펄 나서 한 시간, 두 시간도 뛸 수 있을 것 같더라”고 회상했다.
특히 엄정화는 “그런 환호는 사실 살면서 다시 들을 수 없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오직 나를 기다린 관객은 아니었지만 올라갔을 때 온전히 나를 위해 점프하고 노래해주고 내 이름을 불러주고. 그런 무대를 다신 못 만날 줄 알았다”며 울컥했다. 이어 “무대에서 그 소리를 함께 들었다면 무대에 누웠을 거 같다. 무대에서 내려와 모니터에서 그 소리를 들었다. 집에 가는 길에 그 장면을 계속 돌려보면서 너무 감격했다”고 말했다.
엄정화는 당시 학생들이 ‘엄정화’를 부르다가 ‘차정숙’을 부르기 시작했다며 “너무 기뻤다. 만날 수 없을 것 같았던 순간을 두 파트(가수+배우)에서 겪고 있는 기분이었다. 올해 ‘닥터 차정숙’ 방송되고 나서, 또 ‘댄스가수 유랑단’을 하면서 지난 시간이 지금을 위해 있었나 생각이 들었다”고 감회를 전했다.
한편 엄정화는 지난해 5월 tvN 예능 ‘댄스가수 유랑단’ 촬영차 고려대학교 축제 무대에 올랐다.
김지우 온라인기자 zwo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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