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4강 두 번째 경기, 자베르 vs 사발렌카 [윔블던 여단 프리뷰]
2023 윔블던 여자단식이 준결승 두 번째 경기는 온스 자베르(튀니지, 세계 6위)와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 세계 2위)의 대결이다. 엘레나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 세계 76위)와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체코, 세계 42위)의 경기 종료 후, 둘의 대결이 센터코트에서 진행된다. 한국시간으로는 13일 저녁 11시 또는 14일 자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
MATCH 2. 자베르 vs 사발렌카
하드코트, 클레이코트에 비한다면 잔디코트 대회의 수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대회들이 5~7월, 유럽에서 한정적으로 열리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잔디코트 성적 표본은 다른 코트들에 비한다면 적은 편이다.
그럼에도 자베르의 경우는 다르다. 잔디코트에서 통산 약 90경기 가까이 뛰었는데, 승률이 77%다. 코로나19 이후에는 더욱 두드러진다. 자베르는 어제 경기를 포함해 최근 3년간 잔디코트에서 27승 5패, 84.3%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번 대회 우승 후보 중에 자베르가 현재 빅3(시비옹테크, 사발렌카, 리바키나)에 이어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바로 잔디코트 때문이었다.
자베르의 최근 잔디코트 성적
2018 : 8승 2패(80%)
2019 : 5승 3패(63%)
2020 : - (코로나19 팬데믹)
2021 : 10승 2패(83%)
2022 : 11승 1패(92%)
2023 : 6승 2패(75%) - 어제 경기 포함
하지만 자베르의 임팩트는 상대적으로 크지 못하다. 바로 그랜드슬램 타이틀이 없기 때문이다. 작년 세계 2위의 자리에서 도전했던 윔블던 결승에서 자베르는 리바키나의 신데렐라 스토리를 위한 확실한 조연일 뿐이었다. 그리고 1년의 기다림 끝에 어제(12일) 리바키나를 제압했다. 자베르는 이번 대회를 통해 잔디신(神)에 도전한다.
사발렌카는 올해 몬스터 시즌을 보내고 있다. 클레이 시즌, 시비옹테크의 상승세가 워낙 무시무시해서 그랬지, 사발렌카는 시즌 내내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그 시작은 지난 윔블던 불참부터였다. 윔블던에 도전하는 대신, 혹독한 훈련을 이겨낸 사발렌카는 이후 이번 대회 포함 네 번의 그랜드슬램에서 모두 4강에 오르고 있다.
4발렌카의 최근 1년 그랜드슬램
2022 US오픈 : 4강
2023 호주오픈 : 우승 *첫 그랜드슬램 타이틀
2023 프랑스오픈 : 4강
2023 윔블던 : 4강 *진행 중
올해 윔블던은 여자단식 세계 1~4위 선수가 모두 8강에 올랐다. 2013년 프랑스오픈 이후, 10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었다. 하지만 그들 중 4강에 오른 선수는 사발렌카 뿐이다. 사발렌카의 꾸준함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확실한 우위를 점하게 됐다.
잔디신을 노리는 자베르, 그리고 몬스터 시즌을 이어가려는 사발렌카의 경기는 많은 흥미거리를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베르 vs 사발렌카
WTA 랭킹 | 6위 vs 2위
2023 성적 | 16승 9패 vs 35승 7패
윔블던 최고 성적 | 준우승(2022) vs 4강(2021)
잔디코트 통산 승률(ITF 기준) | 77%(65승 19패) vs 65%(32승 17패)
상대전적 | 사발렌카 3승 1패 우위
2023 윔블던 현재까지 평균
에이스 | 5.2 vs 7
더블폴트 | 2.2 vs 3.6
위너 | 26 vs 24.6
언포스드에러 | 19.2 vs 21.8
네트 포인트 | 7.2 vs 6.2
1st 서브 정확도 | 49.6% vs 62.0%
1st 서브 득점율 | 82.8% vs 76.4%
2nd 서브 득점율 | 55.4% vs 52.0%
자베르는 예측할 수 없다. 자베르는 퍼스트 서브가 들어가기만 하면 약 83%에 달하는 높은 득점율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퍼스트 서브 정확도는 50%가 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자베르가 이번 대회 4강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랠리 상황에서의 우위였다. 자베르는 (통계 수치로 기록될 수 없는) 높은 스트로크 정확도를 이번 대회 내내 보여주고 있다. 라인 가까이에 붙이는 절묘한 컨트롤은 그녀가 왜 마술사(magician)이라 불리는 지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언포스드에러는 평균 19.2개에 그치고 있다.
사발렌카는 여전히 공격적이다. 경기당 평균 7개의 서브 에이스, 최고 서브 속도 120마일(약 193km/h)은 여자 선수 전체 1위다. 자베르에 밀려 보여서 그렇지, 76.4%의 퍼스트 서브 상황 득점율도 전체 3위(3경기 이상)에 해당된다. 평균 위너는 24.6개에 그치고 있지만, 이 수치에 속아서는 안 된다. 위너는 사발렌카의 공격에 상대 선수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한 경우다. 윔블던에서는 포스드에러에 관한 통계를 제공하고 있지 않지만, 사발렌카의 공격은 상대 선수의 포스드에러를 유발하는 경우가 매우 많았다. 상대 선수의 포스드에러 유발 수치가 존재한다면, 사발렌카는 단연 상위권일 것이다.
프랑스오픈과 달라진 점은 눈에 띄게 줄은 그녀의 실수다. 사발렌카는 화끈한 공격만큼 실수도 많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언포스드에러 수치가 평균적이다. 4강 첫 번째 경기에 나서는 스비톨리나, 본드로우쇼바보다 낮다. 본인의 공격 장점은 살리면서 실수를 줄이고 있다. 이러면 어떤 선수라도 사발렌카를 상대하기 힘들어진다.
자베르와 사발렌카의 대결은 치열한 난타전이 될 양상이 매우 크다. 관건은 역시 누가 실수를 하지 않느냐다. 공격 옵션이 다양한 자베르, 그리고 한 방만큼은 최강인 사발렌카의 스트로크 싸움에서 누가 변주곡을 먼저 쓸지, 그리고 그 정확도가 얼마나 높을지에 따라 승자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백중세였던 스비톨리나, 본드로우쇼바의 승자 예측과는 달리, 해외 전문가 및 팬들은 사발렌카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그만큼 사발렌카의 올해, 그리고 이번 대회 임팩트는 현재까지 매우 강했다.
팬 예상
윔블던 홈페이지 | 37% vs 63%
BET365 배당율 | 2.30 vs 1.62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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