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금리인하, 물가 2% 수렴 확신 들 때 논의"[일문일답]

남주현 기자 2023. 7. 13. 16: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물가 2.7% 기록…연말 3%대 내외
미국도 다시 올라가는 패턴 보일 것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7월 금융통화위원회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07.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가 꺾였다고 단언하기를 이르다며 연내 기준금리 인하설에 선을 그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물가 목표가 2%로 충분히 수렴하고 있는 과정에 도달했다는 확신이 들 때 (금리 인하를) 논의할 것"이라면서 "언제가 될지 못 박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물가가 2.7%를 기록했지만 8월 이후 다시 올라가기 시작해 연말에는 3% 내외에서 움직일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2%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도 물가가 많이 안정돼서 시장의 반응이 좋지만 미국 역시 이번에 잠시 내렸다가 국제유가의 기저효과 때문에 조금 올라가는 패턴을 보일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시기를 못 박고 연내 인하하겠다고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

-6월 가계부채가 급증했는데, 금리 인상으로 부채에 대응할 필요가 있나.

"금통위원들이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해서 많은 우려를 표한다. 단기적으로 부동산시장의 연착륙을 위해서 자금 흐름의 물꼬를 트는 미시적 대응이 필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줄여나가는 거시적 대응도 균형 있게 추진해야 한다. 가계부채가 완만한 하락세를 갖고 연착륙할 수 있도록 통화정책에 중요한 목표의 하나로 생각하고 대응해나가자는 것이 우리 금통위원들과 저의 생각이다. 가계부채가 예상보다 더 크게 늘어난다면 금리뿐만 아니라 거시건전성 규제를 다시 강화한다든지 여러 정책을 통해서 대응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고 생각하고, 가능성을 열어 놔야한다."

-미국이랑 금리차가 더 벌어지더라도 수용 가능하다는 판단하는가.

"환율이라는 것이 이자율 격차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이 계속 통화정책을 더 큰 폭으로 긴축으로 가져갈 거냐, 또 최근에 우리 반도체 경기나 이런 것이 좀 나아지면서 외국에서 채권도 들어오고 외화 수급 사정도 개선되고 하다보니까 환율이 금리차가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방향이 바뀌고 있다."

-정부의 역전세 지원책을 보면 현 상황 대비 너무 좀 과도한 대출규제 완화로 보이는데.

"정부의 역전세 제도 이런 것들이 분명히 가계부채를 늘리는 쪽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미시적인 정책으로 자금시장에 물꼬를 터 줄 필요가 있어서 그런 정책을 하는 것이다."

-금융안정 측면에서 비은행권 감독과 유동성 지원이 어떻게 진행되는가.

"감독권이 없다고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감독권 문제에 대해서는 저희가 법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지도 당연히 중장기적으로 고민해봐야 한다. 법 체제하에서도 충분한 담보를 가지고 있는 기관들이 담보를 활용할 수 없는 그런 제도적 제약이 있는지 이런 것들을 살펴보고 있다. 여러 각도로 금통위원들과 단기적인 방안과 중장기적인 방안을 지금 고민중이다."

-연내 인하 기대가 더 커지고 있다.

"(물가가) 2.7%를 이번 달에 기록했지만 8월 이후로는 다시 올라오기 시작해서 연말에는 3% 정도에서 내외로 움직일 것이라는 게 우리 예측이다. 미국과 이번에 좀 내려갔다가 기저효과 때문에 좀 올라가는 패턴도 미국도 보일 수 있는 상황이다. 시기를 못 박아서 '연내에 인하하겠다' 이런 것은 저희들은 얘기할 수가 없다. 물가 목표인 2%로 물가가 충분히 수렴하고 있는 과정에 도달했다는 확신이 들 때 인하를 논의하겠다. 금통위원들이 만장일치로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하는 한편, 당분간 금리를 어떻게 운용할 지에 대해서는 여섯 분 모두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 '금리 인상의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된다'고 말했다."

-반도체 수출 실적이 여전히 부진하다. 중국 리오프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가.

"(중국의 경우) 예상했던 대로 성장률이 크게 빠르게 올라가고 있지 않다. 미국과 어떤 협상을 이루느냐 이런 것에 따라서 분위기와 경제 성장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져서 그것이 우리한테는 성장에 좋은 효과를 주고 있는 반면에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 커진 상황이다."

-지난해 명목GDP가 세계 13위로 전년대비 3계단이 떨어졌다.

"우리나라 명목GDP 순위가 13위로 떨어진 것은 이것은 단기적으로 볼 때는 환율 변화에 주로 기인한 단기적인 순위 변화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에너지에 굉장히 의존하고 있는 나라기 때문에 작년에 석유값이 올라갈 때 결과적으로 달러화 대비 저희 환율이 많이 절하됐다. 환율 변동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새마을금고 사태가 진정된다고 해도 또 다른 약한 고리가 나오지는 않을까.

"예전과 달리 여러 가지 규제가 많이 작동해서 한 섹터의 위기가 몰리거나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새마을금고도 지난주에는 막 흔들렸지만 또 이렇게 많이 안정되고 있다. 지금 문제가 어떤 특정 섹터나 이런 문제가 아니라 개별 기관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것들을 조정해 가면서 천천히 연착륙하는 과정에서 순서있게 대처해 가면, 충분히 매니지할 수 있는 그런 상황으로 생각한다."

-정부의 규제 완화 영향으로 투기가 가열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계부채는 우려된다. 하지만 미시적인 정책을 안 해서 또 더 큰 다른 금융불안정이 생겼으면 거기에 대응하지 않았다고 또 불평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지금 굉장히 정교하게 정책을 이끌어야 된다."

-6월에 주담대가 약 3년 만에 가장 많이 늘었는데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가.

"우려가 된다. 하지만 작년 106%에서 103%대로 낮춰온 가계부채 GDP대비 비율이 반대로 갈 수준은 아니다. 필요하면 금리정책도 해야 되겠지만 금리만 가지고 이 문제가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부동산 담보 제도의 변화라든지 정부와 조정을 해가면서 수렴해 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5월 회의 당시 내년 물가가 2%에 수렴할지에 대한 확신이 줄었다고 했다.

"물가에 관해서는 5월에 우리가 생각한 것에서 큰 변화가 없다."

-신용부분 문제가 작년 10월부터 간헐적으로 터지고 있다. 한은에서 지나치게 금융안정상황에 대해서 나이브(naive)하게 판단한 것 아닌가.

"레고랜드 사태 뒤에 증권사가 문제가 생기고 지금 새마을 금고 이런 문제가 생긴 것에 대해서 한은이 경고를 주지 않았느냐, 그것은 여러분이 평가하실 일이다. 한은이 경고를 줄 때는 우리나라 시스템 리스크가 일어날 정도로 큰 사태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레고랜드 사태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대응을 통해서 넘어갔다. 새마을금고 사태도 지금 안정되고 있다. 한은이 아주 나이브하게 안전하다고 얘기한 적은 없는 것 같다. 끝나고 한 1년쯤 지난 다음에 전체적으로 툴로 봤을 때 전반적인 방향이 맞았는지 평가해달라."

-대중교통 요금 중심으로 공공요금 인상 물결이 퍼져나갈 거라는 우려가 있다

"공공요금, 지하철, 교통요금 뿐만 아니라 전기, 가스 요금도 지금까지 올라간 정도는 우리들이 연초에 물가상승률 예측할 때 어느 정도 포함시켰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근원물가 상승률이 연말에 가서 저희가 예상했던 대로 내년에 2%대로 갈지를 한 번 더 점검해야 된다고 했다."

-물가가 둔화됐고 미국 물가도 둔화됐다. 금리차에 대한 부담도 줄어 물가 인상 근거를 찾기 어렵다.

"미국의 CPI(소비자물가지수)가 다시 바뀔 때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또 그것에 의해서 환율이 어떻게 바뀔지 이런 것들은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 위험이 아직 완전히 없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는 좋아진 것도 있고 나빠진 것도 있어서 지난 5월 전망을 지금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