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업계까지 확산한 4조2교대…반도체 업계는 회의적 왜?

안서진 매경닷컴 기자(seojin@mk.co.kr) 2023. 7. 1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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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산업 현장에 ‘4조 2교대’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국내 대기업 산업 현장에 ‘4조2교대’ 바람이 불고 있다. 철강, 화학, 조선 등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을 중심으로 4조 2교대라는 새로운 근무 형태가 도입되고 있지만 국내 반도체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13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차전지 소재사 엘앤에프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 생산직 근무 방식을 기존 3조2교대에서 4조2교대로 전환할 예정이다. 엘앤에프가 근무 방식에 변화를 주는 것은 지난 2000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국내 대기업 생산직에서 일반적으로 실시하는 생산직 근무 형태는 3조2교대 혹은 4조3교대다.

3조 2교대는 12시간씩 4일 주간 근무 후 2일 휴무 혹은 12시간씩 4일 야간 근무 후 2일 휴무 형태의 교대근무 유형이다. 3개조가 12시간씩 주야간 교대를 하는 근무형태다.

또 4조 3교대란 4개의 조가 1일 24시간을 8시간씩 3개조가 근무하고 1개조는 쉬는 교대근무 유형이다. 일반적으로 8시간씩 5일 일하고 1~2일 휴무를 가지는 형태다.

하지만 최근 들어 4조 2교대 형태의 근무체계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4조 2교대는 2개 조가 하루 12시간씩 일하고 나머지 2조는 쉬는 근무체계다. 기존의 4조 3교대와 비교하면 1일 근무시간이 4시간 늘어나지만 연간 총 근로시간은 2190시간으로 유지된다. 반면 연간 휴무일은 182일로 늘어나게 돼 출·퇴근 횟수 감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석유화학업계에서는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SK이노베이션, LG화학 등이 4조2교대를 운영 중이며 철강업계에서는 포스코가 2011년부터 선제적으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MZ세대 직원들 사이에서 ‘일할 때 몰아서 일하고 쉴때 제대로 쉬자’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4조2교대 형태의 근무 방식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휴무일이 늘어나는 근무 방식을 선호하는 직원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어서다.

4조 2교대를 도입한 기업의 한 관계자는 “사람마다 생활 패턴이 다르고 수면 시간도 다르기 때문에 3조 2교대를 더 선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일할때 몰아서 하고 한달에 절반 가까이를 쉬는 근무 형태에 만족한다”며 “다만 몸이 아프거나 휴가를 써야할 때 다른 직원의 빈자리를 채우는 근무인 대근(대체근무)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은 단점”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모든 사업장에서 4조 2교대 근무 체계를 선호하는 것도 아니다.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아직까지 4조 2교대 도입에 회의적이다. 현재 이들 회사는 4조 3교대 형태의 근무 형태를 채택하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몇 회사에서 4조 2교대 형태로 바뀌고 있는 것은 맞지만 산업계 생산직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고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아직까지 생산직 근무형태 전환 관련해서 논의되고 있는 바는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장시간 근무로 인한 안전 사고 우려도 제기된다. 장시간 근무로 인한 직원들의 피로도 누적과 효율성과 집중력 저하 문제로 안전사고도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그동안 4조 3교대에 적응해온 고연차 사이에서는 하루 근무 시간이 12시간으로 늘어나는 데 부담을 호소하는 직원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4조 2교대는 시대의 흐름중 하나로 최근 많은 회사들이 근무 형태를 전환하고 있다”며 “다만 실제 도입을 놓고 노사간의 갈등이 생기는 곳이 많은데 향후 4조 2교대를 도입한 기업들의 추이를 좀더 지켜본 뒤 전환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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