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 부족해 화장실도 못가"…보건의료노조 집회에 도심 '혼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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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이 부족해서 환자들은 원하는 의료서비스를 못 받고 각종 의료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습니다."
나순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1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공공의료 공백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총파업의 시작을 알렸다.
당초 보건의료노조는 세종대로 6개 차선에서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4개 차선만 활용했다.
궂은 날씨에도 이어진 보건의료노조의 상경집회 여파로 집회가 벌어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엔 극심한 교통난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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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의료인력 확충 등 7대 요구안 제시
'집회 난입' 실랑이도…경찰, 80여개 경력 투입
[이데일리 이영민, 김영은 기자] “인력이 부족해서 환자들은 원하는 의료서비스를 못 받고 각종 의료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습니다.”
나 위원장은 “지금 의료현장은 일손 부족으로 보건 의료노동자의 66%가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며 “의료진이 최소한 밥 먹을 시간, 화장실 갈 시간만이라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비싼 간병비 때문에 수많은 국민이 간병파산과 간병살인으로 내몰리는 비극이 발생한다”며 “비싼 간병비를 해결하기 위해 간호통합서비스를 전면 통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19년 만에 최대 규모의 산별 총파업을 단행했다. 이번 파업에는 의사를 제외한 60여개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122개 지부, 140개 사업장 조합원 6만여명이 참여의사를 밝혔다. 다만 조합원 1만5000여명은 응급실과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필수유지업무에 투입돼 실제 파업 인원은 4만5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19년 전 파업 참여 인원인 1만여명의 4배 이상이다.
호우 특보가 발효되는 등 궂은 날씨에 2만명 규모 보건의료노조의 상경집회 규모는 계획보다 줄었다. 당초 보건의료노조는 세종대로 6개 차선에서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4개 차선만 활용했다. 상경집회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굵은 빗줄기 속에서 우비를 입고 4개 차선에 줄지어 앉아 △간호사 대 환자 비율 제도화 △간호통합서비스 확대 △코로나19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등 7대 요구안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선 코로나19 전담병원에 대한 지원으로 의료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동헌 남원의료원지부장은 “남원의료원을 포함한 대부분의 지방의료원과 특수목적 공공의료원은 코로나19 유행기 전염병 전담병원이 돼 전염병과 맞섰다”며 “코로나 환자만 받으면서 병상가동률이 80%를 넘지 못하고 병원 적자는 8억~20억원까지 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언제 어디서나 보편적인 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공공의료 지원을 확대해달라”고 강조했다.
간호사들은 장시간 고강도 근무 탓에 실제 인력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5년째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공지현 한양대의료원지부장은 “간호사 한 명이 적게는 환자 8명에서 많게는 40명까지 평균 20명을 돌보고 있다”며 “버티지 못하고 병원을 떠나는 간호사들이 많기에 간호사 한 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를 줄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의 사전집회에 난입하는 시민을 경찰이 저지하면서 잠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중구 세종대로 횡단보도에서 교통정리를 하던 3명의 경찰관은 “신고된 집회가 진행 중”이라며, “집회 당장 철수하지 않으면 사탄”이라고 욕설하는 한 남성의 접근을 제한했다. 또 집회에 난입하려던 한 시민이 인근 코리아나호텔 건물에서 나오려던 차량과 부딪힐 뻔하자 경찰은 호루라기를 불며 충돌을 막아섰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총파업 대회를 마무리한 이후 오후 3시부터 4시30분까지 진행되는 민주노총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와 거리행진에 참여했다. 오는 14일엔 서울과 부산, 광주, 세종 등 4개 거점 지역에서 집회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영민 (yml122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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