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유 한국행 임박" '비자 발급 소송' 2심서 승소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스티븐 유(유승준 씨)가 21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을 가능성이 생겼다. 그의 한국 비자 발급을 거부한 정부의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스티븐 유(유승준)가 21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을 가능성이 생겼다. 그의 한국 비자 발급을 거부한 정부의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사진=SBS '본격연예 한밤']

13일 오후 서울고법 행정9-3부(부장판사 조찬영 김무신 김승주)는 유 씨가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낸 여권·사증(비자) 발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병역기피 행위에 사회적 공분이 있었고 20년이 넘는 지금도 원고에 대해 외국 동포 포괄적 체류가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라면서도 "병역을 기피한 외국 동포도 일정 연령을 넘었다면, 구분되는 별도의 행위나 상황이 있을 경우 체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옛 재외동포법은 외국 국적 동포가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외국 국적을 취득한 경우라도 38세가 된 때엔 국가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지 않는 이상 체류자격을 부여해야 한다고 명시한다"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비자 발급을 거부한 처분서에 병역면탈 행위 그 자체만 적혀 있고 위 규정의 적용을 배제할 사유가 적혀 있지 않아 거부처분은 위법하다"라고 판단했다.

이번 소송은 유 씨가 주 LA 한국 총영사를 상대로 낸 두 번째 불복 소송의 항소심이다.

앞서 유 씨는 지난 2002년 군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병역 기피' 논란을 초래한 후 한국 입국이 제한됐다. 이후 재외동포 비자를 받아 입국을 시도했지만, 비자 발급이 거부돼 2015년 첫 소송을 제기했다.

스티븐 유(유승준)가 21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을 가능성이 생겼다. 그의 한국 비자 발급을 거부한 정부의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사진=유승준 공식 유튜브]

당시 1·2심 재판부는 '국군 장병의 사기 저하' '병역 기피 풍조 만연 우려' 등을 이유로 유 씨의 입국을 허락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주 LA 총영사관이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고 유씨의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결해 유 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 같은 대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주 LA 총영사는 이후에도 유 씨의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대법원 판결은 주 LA 총영사관이 비자 발급 거부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지, 유 씨의 비자를 발급하라는 것이 아니라는 취지다.

그러자 유 씨는 주 LA 총영사관의 똑같은 처분이 대법원 판결 취지에 어긋난다며 지난 2020년 10월 두 번째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판결에 대해 "후속 법적 대응 여부에 대해 법무부 등 유관 기관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협의 결과에 따라 상고 여부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