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도 상생금융…한화생명, 5% 확정금리 저축보험 출시
금감원장, 금융사에 "상생·위기극복 고민 해달라"
한화생명이 보험업계에선 처음으로 청년 및 취약계층을 위한 상생 보험상품 출시 등 상생금융안을 발표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금융사들이 스스로만을 챙기기 보다 함께 상생하고 위기를 극복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카드업권에 이어 보험사들도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정책에 잇따라 동참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화생명은 13일 서울 여의도 본사 63빌딩에서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후원금 전달식을 열고 '보험업권 첫 상생금융 1호' 금융상품 출시를 알렸다. 이 자리에는 이복현 금감원장, 차수환 금감원 보험담당 부원장보,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조명환 월드비전 회장, 정성기 한국사회복지관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보험권 1호 상생금융 상품은 '저축성보험'
한화생명은 이르면 내달 '2030 목돈마련 디딤돌 저축보험'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상품의 확정금리는 5년간 5%가 기본이며, 월 10만~50만원까지 납입 가능하다. 가입 대상은 가구소득 중위 200% 이하인 만 20~39세까지로 은행권의 '청년도약계좌'(개인소득 7500만원·가구소득 중위 180% 이하인 만 20~34세) 대비 가입대상을 확대했다. ▷관련기사 : 논란 극복? 청년도약계좌, 초반 흥행몰이(6월24일)
가입 1개월 경과 후부터는 원금이 100% 보장되는 구조로 설계된 이 상품은 보험기간내 결혼 또는 출산시 납입금액의 최대 2%를 보너스로 지급한다. 장애인, 저소득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등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보험료를 1% 할인해주고 재해장해 사망시 일정 수준의 보험금도 지급된다.
추가납입·납입유예 기능도 탑재했다. 납입중 여유자금이 생기면 매월 월 보험료의 50% 범위 내에서 추가 납입이 가능해 더 많은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고, 반대로 계약 유지에 어려움이 있을 땐 납입유예를 이용해 해약을 방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은행권 청년도약계좌가 가진 장점에 보험사만의 강점을 더했다는 게 한화생명의 설명이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는 "결혼 및 출산, 자립 기반 구축 등을 걱정하는 2030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깊이 고민했고, 청년들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 디딤돌 역할을 하는 목돈마련 저축성보험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NH농협생명과 동양생명이 상생금융 동참 명목으로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 금리 최고 한도를 3%포인트대 인하한 바 있지만 상생 보험상품을 선보인 건 한화생명이 처음이다.
한화생명은 이날 상생금융 상품 발표와 더불어 취약계층 아동 및 청소년을 위한 '상생친구 프로젝트'도 발표했다. 월드비전, 한국사회복지관협회 등 협력기관과 함께 △가족돌봄청년(영케어러)의 자립 지원 △저소득층(한부모가정 등) 청소년 금융교육 제공 △문화소외계층 아동 문화체험 지원 △보호시설 아동·청소년 건강증진 프로그램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화생명과 금감원은 약 2억원의 후원금을 모아 월드비전에 전달했다.
금감원장 "금융사, 어려울수록 상생 고민해야"
이 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국민들의 보호망으로 금융산업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런 시기에 오늘 한화생명이 발표하는 상생금융 상품 및 취약계층 지원방안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수출산업 등과 달리 금융산업은 결코 홀로 성장할 수 없기에 소중한 고객인 국민, 그리고 국가경제와 함께 발전해 나가야 한다"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금융사들이 스스로만을 챙기기 보다 함께 상생하고 위기를 극복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금융사들은 상생금융 방안을 줄지어 내놓고 있다. 앞서 이 원장은 4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등을 방문해 대출금리 인하 등 8000억원의 규모의 상생금융 보따리를 풀었다. 비은행권에서는 우리카드가 이 원장의 방문에 맞춰 총 2200억원 규모의 취약계층 지원책을 내놨다. 연체 대출자에 대한 저리 대환대출 및 채무 감면, 저소득층 신규 대출 등의 방안이 포함됐다.
다만 이 원장은 행사 후 기자들을 만나 "상생금융 노력이 상대적으로 용이했던 은행 등과는 달리 비은행은 상품 및 건전성 관리, 운영 측면에서 상생금융 방안을 모색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다"며 "여러가지 운영상 여력이 있는 금융사 입장에서는 자율적으로 노력해 주시는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의 포트폴리오 운영상 적절치 않은 회사에 강권하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희정 (kh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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