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대표 놓고 27명 경쟁···빅데이터 석학, 관료·윤캠프 출신 등

구교형 기자 2023. 7. 1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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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모집 20명, 주주·외부기관 추천 7명
KT 현직도 후보군 포함되지만 가능성 작아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초대 원장(왼쪽)과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재계 서열 12위이자 대표적 통신공룡인 KT의 새 대표이사 자리를 놓고 외부인사 27명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번 공모 절차에는 윤석열 대통령 대선캠프 인사를 포함해 학계, 재계, 정·관계 출신 인사들이 두루 몰렸다.

KT는 지난 4일부터 12일 오후 6시까지 진행한 대표 후보 공개모집을 진행한 결과 20명이 지원했다고 13일 밝혔다. 0.5% 이상의 KT 지분을 보유한 주주와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각각 1명과 6명씩 후보도 별도 추천받았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여기에 사내 후보군 자격 요건(부사장 이상 및 재직 2년 이상)을 충족하는 후보들을 더해 본격적인 심사에 돌입한다. 다만 현재 대표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은 심사 공정성 확보 차원에서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공모에 학계에서는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초대 원장,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가 응모했다.

특히 차 교수는 국내 빅데이터 분야 석학으로 인공지능(AI)에도 정통한 인사다.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뒤 회사를 글로벌 기업에 매각한 경험도 있는 그는 2012~2019년 KT 사외이사를 지냈다. 차 교수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KT 대표가 연임을 위한 단기 성과 목표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내부자의 막힌 시각에서 벗어나 글로벌 관점에서 혁신적인 경영을 할 수 있는 리더를 찾아야 한다”고 소신을 피력해 눈길을 끈다.

문 교수는 한국생산성학회 회장, 한국인공지능(AI)교육협회 회장 등을 지냈다. 교수가 되기 전 동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애널리스트)과 매일경제신문 기자로도 일했다.

재계에서는 김기열 전 KTF 부사장, 최두환 전 포스코ICT 대표, 박윤영 전 KT 사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기술고시 출신인 김 전 부사장은 기독교계 원로인 김장환 목사의 조카다. 김 목사는 지금도 물밑에서 윤 대통령의 대외활동에 조언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부사장은 윤 대통령 중앙선거대책본부 산하 동서화합미래위원회 ICT희망운동본부 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최 대표는 KT에서 신사업부문장을 거쳐 종합기술원 원장을 지낸 뒤 포스코ICT 사장에 선임됐다. 포스코그룹의 스마트화를 주도한 성과를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하기도 했다. ‘정통 KT맨’인 박 전 사장은 과거 KT 대표 선출 시에도 두 차례 최종 관문까지 갔다가 고배를 마셨다.

정·관계에서는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의원, 권은희 전 새누리당 의원이 나왔다.

윤 전 차관은 2013~2015년 박근혜 정부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정책을 총괄한 경험이 있다. 현재 KT 사외이사라는 중책을 맡은 최양희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근무 기간이 겹친다. 관직에 진출하기 이전에는 KT 성장사업부문장, 한국지능로봇산업협회 회장,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부회장 등을 거쳤다.

제20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 전 의원은 윤석열 대선캠프에서 정보기술(IT) 특보를 지냈고, 현재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제19대 국회의원인 권 전 의원은 KT 임원 이력을 앞세웠다.

또 주주 추천을 받은 1980년생 배순민 KT융합기술원 소장을 비롯해 KT 내부 인사 중에서도 후보군이 형성됐다. 다만 앞서 구현모 전 대표와 윤경림 전 사장이 잇달아 대표 레이스에서 중도 하차한 점에 비춰볼 때 내부 인사가 대표가 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그동안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고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등은 이번 공모 절차에 지원하지 않았다.

KT는 지난 대표 선출 때와 달리 공모에 참여한 전체 후보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명단 노출에 따른 잡음을 최소화하고 신속하게 대표를 결정하기 위해서”라지만 오히려 투명한 선출을 가로막고 ‘밀실 담합’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KT는 이번에 구성된 대표 후보군에 대한 서류·면접 심사를 거쳐 8월 첫째주 최종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최후의 1인은 8월 말 주주총회를 거쳐 신임 대표로 선임된다.

김기열 전 KTF 부사장(왼쪽부터)과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배순민 KT 융합기술원 소장.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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