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 한달도 되지 않아 1군 데뷔, '최연소 프리미어리거' 김지수, 개막전서 SON과 대결 꿈만은 아니다

박찬준 2023. 7. 1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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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브렌트포드 트위터
출처=브렌트포드 트위터
사진캡처=브렌트포드 SNS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최연소 프리미어리거' 김지수(18)가 브렌트포드 데뷔전을 치렀다.

브렌트포드는 13일(한국시각) 영국 보어럼우드의 메도우 파크에서 열린 보어럼 우드(잉글랜드 내셔널리그·5부리그)와의 프리시즌 경기에서 1대1로 비겼다.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10명의 선수를 바꿨고, 김지수도 여기에 포함됐다. 등번호 36번을 단 김지수는 생각보다 이른 데뷔전을 치렀다. 입단과 함께 B팀에서 훈련했던 김지수는 프리시즌을 앞두고 1군에 합류했다. 이날 실전 경기까지 소화하며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경기에서 브렌트포드는 전반 18분 할릴 데르비숄루의 골로 앞서나갔지만, 후반 23분 타미 아브라함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이후 추가득점이 나지 않으며 1대1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사진캡처=브렌트포드 SNS
사진캡처=브렌트포드 SNS
사진캡처=브렌트포드 SNS

김지수는 지난달 26일 브렌트포드에 입단했다. 계약기간은 4+1년, 4년 계약에 1년 옵션을 더했다. 이적료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김지수는 계약을 마치고 역대 15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필 자일스 브렌트포드 디렉터는 홈페이지를 통해 "김지수는 이번 여름 유럽 이적 시장에서 많은 관심을 받은 전도유망한 선수"라며 "최근 끝난 U-20 월드컵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지면서 우리 구단의 큰 신뢰를 얻었다"고 했다. 이어 "김지수는 B팀에서 영국 생활에 적응하고 성장해나갈 것"이라며 "다른 B팀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실력에 따라 1군 팀에 합류해 훈련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브렌트포드는 '김지수가 성남의 유스 시스템을 통해 성장했고, 준프로 계약을 맺었다'며 '2021~2022시즌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고, 2022년 7월 토트넘과의 친선경기에도 뛰었다. 그는 메디컬테스트를 완료했고, 지난 주 계약서에 서명했다. 그는 올 시즌 준비를 위해 B팀에 합류할 서런던으로 갈 예정'이라고 했다.

김지수.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김지수.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김지수.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김지수는 5월 브렌트포드의 공식 오퍼를 받았다. <2023년 5월15일자 스포츠조선 단독 보도> 브렌트포드는 김지수 영입을 위해 바이아웃(70만 달러)과 셀온 조항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 구단도 "김지수에게 제의가 온 것은 맞다. 바이아웃 금액 이상을 제시하면 보내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인정했다.

변수는 워크퍼밋이었다. 워크퍼밋은 지난 2년간 A매치 출전 비율, 소속 리그의 등급 등 여러 기준에 따라 받는 점수 합계가 일정 점수를 넘어야 발급됐다. 김지수는 A대표팀 경험이 없다. 워크퍼밋을 받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일각에서는 김지수가 워크퍼밋 문제로 덴마크 리그, 혹은 포르투갈 2부 리그로 임대 이적을 다녀올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예상외로 길이 열렸다. 영국 정부가 최근 워크퍼밋 정책 일부를 변경했다. 이에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외국인 선수의 워크퍼밋 발급과 관련한 새 규정을 시행하기로 했다. 기존 규정에선 워크퍼밋을 받을 수 없는 선수들도 EPL 및 챔피언십(2부 리그) 구단은 4명, 리그1(3부 리그)과 리그2(4부 리그) 구단은 2명에 한해 영입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유망주를 향한 한국 축구의 응원도 힘이 됐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가 추천서를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파울루 벤투 전 A대표팀 감독도 김지수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상진 성남시장 SNS
출처=로마노 SNS
AP연합뉴스

김지수의 이적은 성남 구단주인 신상진 성남 시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직접 '오피셜'을 띄우면서 예고된 바 있다. 신 구단주는 지난 14일 "풍생고 출신 김지수가 2023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4강에 진출한 쾌거를 이루고 아르헨티나에서 오늘 귀국하자마자 성남시장을 찾아주었다. 김지수는 다음주에 영국 최고의 1부리그인 EPL에 속한 브렌트포드 구단에 이적하기 위해 출국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축구시장 이적 전문기자 파브리지오 로마노가 1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브렌트포드가 성남FC와 2004년생 한국 센터백 김지수를 영입하기로 완전 합의에 이르렀다"면서 협상 완료, 이적 확정을 알리는 시그내처 문구 'Here we go'까지 붙이며 사실상 협상 완료 소식을 전한 바 있다.

김지수는 한국 축구의 현재이자 미래로 꼽힌다. 1m92-84㎏의 압도적 피지컬에 축구 센스까지 갖췄다. 빼어난 몸싸움, 1대1 능력 등 다양한 장점을 자랑한다. 그는 지난해 고등학생 신분으로 프로 무대를 누볐다. 성남 최초의 준프로 선수로 그라운드를 달렸다. 나이는 어리지만 뜨거운 활약으로 박수를 받았다. 김지수는 '하나원큐 K리그1 2022' 19경기에 출전했다. 지난해 여름 올스타전에서 '팀 K리그'를 이끌었던 김상식 전 전북 현대 감독도 김지수를 두고 "김민재(나폴리)가 떠오른다"고 칭찬할 정도였다.

그는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U-20 월드컵 맹활약을 통해 가치를 올렸다. 김지수는 아르헨티나 U-20월드컵에서 김은중호의 주전 센터백으로 맹활약하며 존재감을 세계 무대에 알렸다. 1m92-84㎏의 압도적 피지컬에 1대1 몸싸움, 공중볼 장악 능력은 물론 축구 센스까지 두루 갖춘 김지수는 조별리그부터 3-4위전까지 전경기 선발 출전, 대한민국의 2회 연속 4강 신화를 지켜냈고 대회 베스트11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024년 파리올림픽 출전도 유력하다. .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김지수는 일찌감치 유럽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 1월 겨울 이적 시장에서는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이 성남 구단에 선수 영입 의향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해 김지수의 리그 경기를 지켜보며 오랜 시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시에는 서류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이적 시장의 문이 닫혔다. 이런 상황에서 김지수를 향한 관심은 더욱 뜨거워졌다. 복수의 관계자는 "김지수를 향한 바이에른 뮌헨의 관심은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에른 뮌헨의 관심은 또 다른 관심까지 불러왔다. 독일 분데스리가 소속 일부 구단, 포르투갈의 스포르팅 등의 관심도 받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지수는 결국 브렌트포드의 유니폼을 입었다. 김지수는 이적 확정 후 자신의 SNS를 통해 국내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남겼다. 그는 "안녕하세요. 김지수입니다. 제가 브렌트포드 FC로 이적하게 됐다"며 "7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한 성남FC와 이별이 아직은 어색하기만 하다. 하지만 브렌트포드FC 구단의 제의가 들어왔을 때,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도전을 피하고 싶지 않았다. 어렵고 힘든 도전이 되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 지금까지 품어주시고 사랑해주셨던 성남FC 구단에 감사드린다. 따로 인사를 드리지 못했지만 멀리서도 항상 뜨겁게 응원해주셨던 저희 팬분들께 제일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2023 아르헨티나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4강을 이뤄낸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지수. 인천공항=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14/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김지수는 이른 데뷔전을 치르며 연착륙하는 모습이다. 프랭크 감독은 "전·후반 45분씩 서로 다른 팀으로 경기에 나섰다"라며 "젊은 선수들이 지난 10일 동안 열심히 훈련했고, 이날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후반전에 젊은 선수들을 투입하며 경기 지배력을 다소 잃었다. 그래도 젊은 선수들을 보는 것은 즐겁다"라고 덧붙였다.

브렌트포드는 22일부터 미국에서 열리는 2023 프리미어리그 서머시리즈에 참가한다. 이번 서머시리즈에는 브렌트포드를 비롯해 첼시, 브라이턴, 풀럼, 뉴캐슬, 애스턴빌라까지 6개 팀이 참가한다. 김지수가 프리시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개막전 1군에 합류할 경우, 8월 13일 손흥민의 토트넘과 개막전을 치른다. 김지수는 출국하며 "개막전이 하필 토트넘이어서 많은 주목을 받을 것 같다"라며 "물론 쉬운 건 아니겠지만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른 흐름이라면 꿈만은 아니다.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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