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미성년 성추문’ 주인공은 간판 진행자···아내가 남편 이름 공개
악재 속 구설수 끊이지 않는 BBC
미성년자에게 돈을 주고 성적 사진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BBC 진행자가 누군지 밝혀졌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 방송을 진행하는 등 영국에서 ‘신뢰’의 상징으로 꼽혀온 베테랑 방송인 휴 에드워즈였다.
12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에드워즈의 아내 비키 플린드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성년자로부터 성적 사진을 구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BBC 진행자가 자신의 남편 에드워즈라고 밝혔다.
BBC PD 출신으로 현재 ITV에서 근무 중인 플린드는 남편이 최근 몇 년 간 중증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지난 7일 의혹 보도가 나온 뒤 급격히 상태가 악화돼 입원 중이라고 밝혔다. 플린드는 남편의 이름을 공개하는 이유는 “그의 정신건강과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7일 일간 타블로이드 더선은 BBC의 한 남성 진행자가 성적인 사진을 받는 대가로 2020년 당시 17세였던 미성년자에게 이후 3년간 총 3만5000파운드(약 5800만원)를 썼다고 보도했다.
BBC는 이에 지난 9일 해당 의혹이 제기된 진행자에 대해 정직 조치를 취했다고 발표했다. BBC는 당시 이름을 밝히지 않았으나 일각에서 에드워즈가 아니냐는 소문이 떠돈 것으로 전해졌다.
1984년 BBC에 입사한 에드워즈는 1999년부터 BBC 간판 뉴스 프로그램 <6시뉴스>와 <10시뉴스> 등을 진행하며 확고한 인지도와 높은 신뢰를 확보했다. 지난해 9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 소식을 BBC 스튜디오에서 전한 것도 바로 그다. 가디언은 “뉴스 진행부터 여왕의 부고 발표에 이르기까지 휴 에드워즈는 위기 시에 국가가 찾는 진행자”라고 평가했다.
에드워즈에게 성적인 사진을 팔았다고 지목된 인물은 지난 10일 변호사를 통해 관련 보도는 “쓰레기”라면서 불법적인 일은 없었다고 밝혔다. 영국 경찰도 12일 에드워즈에 대해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범죄 증거를 찾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스캔들은 BBC가 최근 여러 악재들에 시달리는 가운데 발생했다.
BBC는 보리스 존슨 전 총리 시기부터 BBC 재정의 근간인 수신료 체계를 개편하려는 보수당 정부와 충돌해왔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1월 1월 공영방송 수신료를 2024년까지 동결하고 2028년부터 폐지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발표한 상태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의 등장으로 전통적인 시청자층도 엷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올해 초에는 리처드 샤프 BBC 회장이 존슨 전 총리의 대출을 도운 대가로 회장직에 올랐다는 의혹이 제기돼 결국 지난달 사퇴하기도 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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