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지수에 ELS 어쩌나…인버스 펀드·ETF 활용도 방법 [지갑을 불려드립니다]

2023. 7. 1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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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교육공무원으로 일하다 2021년 2월 퇴직한 전업주부 A씨. 2년 전 퇴직금 4억원을 정기예금 1억원, 미국 펀드 1억원, 주가연계증권(ELS) 2억원에 각각 분산투자했다. 현재 남편과 A씨는 연금으로 매월 500만원 이상 수령하고 있어 일상 생활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2년 전 가입한 정기예금은 작년에 만기가 돼 연 5% 금리로 갱신했고, 미국 펀드도 올해 수익률이 상승해 7%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유로스톡스50지수, 홍콩H지수가 편입된 ELS는 현재 2년 넘게 상환되지 않고 마이너스 30% 이상 손해를 보고 있다. ELS는 2024년 4월이 만기다. 그는 이 상품으로 골머리를 앓다 매일경제 '지갑을 불려드립니다'에 상담을 의뢰했다. 장호선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이 솔루션을 제시한다.

ELS와 주가연계신탁(ELT)은 만기일까지 주가지수 등 기초자산 가격이 정해진 요건을 하회하지 않으면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만기 원금 손실 구간이 대부분 기준가의 30~55%에서 형성되며 만기가 3년 이하로 여러 가지 구조로 설계할 수 있다. 중수익·중위험으로 알려진 ELS는 국민 투자 상품으로 10여 년 전부터 많이 판매되고 있다.

2020년 말에서 2021년 상반기까지 판매된,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포함한 상품 만기가 올해 말부터 돌아온다. 가입 시 지수는 1만~1만2000 선이었으나 2022년 10월께 최저 수준인 4919까지 떨어졌다. 마이너스 60%대다. 최근 반등해 6500 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가입 기준 지수 대비 마이너스 35~55%를 기록 중이라 투자자들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

2021년 4월 가입한 투자자를 예로 들어보자. 당시 기준 지수가 1만1000이고 만기 비교 가격이 70%라고 가정한다면 7700 이상으로 상승해야, 즉 현재보다 18.5% 넘게 올라야 만기 때 손실을 보지 않고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 7700으로 회복하지 않으면 30% 넘게 원금 손실을 보게 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2년 말 ELS 잔액은 70조7000억원으로 2021년 말(57조5000억원)보다 23% 증가했는데, 홍콩H지수 ELS로 인해 미상환된 잔액은 2022년 말 기준 7조2000억원이다.

최근 1년간 S&P500지수는 큰 회복세를 보였으나 상해종합지수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홍콩H지수는 매우 부진했다. 지난 3년간 홍콩H지수를 살펴보면 고점 대비 45% 하락했다.

올해만 해도 중국과 홍콩 증시에 리오프닝 기대감이 컸지만, 실제 경제지표 개선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글로벌 증시 대비 매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경제는 미·중 신냉전에 따른 탈세계화로 수출 성장에 어려움이 커졌고, 부동산 시장 침체로 내수 역시 회복이 쉽지 않다. 또 인구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로 성장 잠재력 둔화가 우려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기조는 보다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국 정부는 외형 성장보다 내부 시스템 안정을 중요시하고 있고, 부동산 침체로 지방정부의 재원 확보에도 어려움이 커졌기 때문에 전면적인 경기 부양 정책이 실시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홍콩H지수도 본토 지수와 유사한 흐름이 예상된다. 다만 H지수가 지방정부 부채 이슈에 민감한 금융 관련 주식과 공동부유 정책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빅테크 관련 종목 비중이 높다는 점, H지수가 상장돼 있는 홍콩의 금융허브 위상 약화와 미·중 갈등에 민감하다는 특성은 본토 증시 대비 홍콩 시장의 투자 매력을 낮게 판단하는 요인이다. 하반기 홍콩H지수에 대해 손실 구간을 벗어나는 지수로의 회복을 섣불리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일부 증권사와 운용사는 8000대까지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홍콩H지수가 편입된 ELS 투자자는 지수를 주시하며 기다릴 필요가 있다. 아직 만기일까지 6개월 이상 남아 있기 때문이다. ELS는 투자자 요청으로 중도해지가 가능하다. 7월 이후 지수가 크게 반등해 평가금액이 올라갈 때 중도해지를 고려해볼 수 있다. 물론 지수가 반등한다면 만기까지 보유하고자 할 가능성이 크지만 변동성이 매우 심한 홍콩H지수임을 감안해야 한다.

두 번째, 현재 고점 대비 40~50% 폭락한 홍콩H지수 인덱스 펀드(레버리지 포함)에 가입해 지수가 상승할 때 수익을 내는 상품이 있다. 현재 고점 대비 매우 저평가된 구간이므로 여유자금이 있다면 인덱스 펀드에 가입해 수익을 기대해야 한다. 세 번째, 증시에 부정적이라면 홍콩H지수 인버스 펀드 혹은 상장지수펀드(ETF)로 하락할수록 수익이 나는 헤지형 상품을 고려해야 한다. 네 번째,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원금보장추구형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는 만기 시 원금을 보장하며 최대 20%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ELB는 만기가 1~2년으로 비교적 짧고, 발행사의 부도 리스크 등을 제외하면 만기에 원금을 보장하므로 원금보장추구형 상품 가입을 제안한다.

[장호선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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